‘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가 막을 올린다. 18일 개막해 오는 4월 9일 플레이오프 결승전까지 약 3개월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경기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 팀 당 2경기씩 열린다.
LCK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치열한 순위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 국제 대회를 포함해 4차례 결승전에 오른 T1이 로스터 변화 없이 시즌을 맞이하는 가운데, 작년 여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비시즌 공격적인 영입으로 슈퍼팀을 구축했다. 디플러스 기아(전 담원 기아‧DK)도 포지션 공백을 메우고 보완하며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
당장 개막전부터 명승부가 예상된다. 작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출전한 4팀이 동시에 나선다. 완전 무작위 추첨 방식 대신, 주목도가 높은 시간대에 특별대진을 배치한 결과다.
‘데프트’와 ‘덕담’, 친정팀 상대로 출전… ‘중꺾마’에 얽힌 사연도 관심
오후 5시부터 열리는 1경기엔 DK와 DRX가 격돌한다.
두 팀 사이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각 팀의 원거리 딜러가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한다. ‘데프트’ 김혁규(DK)는 작년 DRX 소속으로 뛰면서 롤드컵 우승을 견인했다. ‘덕담’ 서대길(DRX)은 작년 DK의 원거리 딜러로 활약하며 롤드컵 진출에 기여한 바 있다. 두 선수는 작년 말 열린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나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두 팀의 매치업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더비’로도 불린다. ‘중꺾마의 주인공’ 김혁규와 중꺾마를 팀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DRX의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중꺾마는 작년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당시 쿠키뉴스와 김혁규의 인터뷰에서 비롯된 문장이다. 롤드컵에서 ‘언더독(상대적으로 열세인 팀)’으로 평가받던 DRX 선수단이 예상을 뒤집고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화제가 됐다.
담원 기아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앞선 미디어데이에서 5개 게임단이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DRX의 약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22 LCK 양분한 T1과 젠지… 기선 제압 성공할 팀은
오후 7시 30분 예정된 2경기에선 T1과 젠지e스포츠가 맞붙는다.
T1과 젠지는 정통의 라이벌이다. 2020년 이후 3년 동안 LCK 내에서 5전 3승제 승부를 6번 벌였다. 양 팀은 작년 결승전에서 맞붙었는데 스프링 시즌엔 T1이, 서머 시즌엔 젠지가 우승을 차지했다.
T1은 올해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가장 돋보이는 강점은 팀 호흡이다. 작년과 전력에 변동이 없는 리그 내 유일한 팀이다. FA(자유계약선수)였던 ‘페이커’ 이상혁이 3년 재계약에 합의해 전력을 유지했다. T1은 LCK에서 거둔 10번의 우승 가운데 6번이 스프링 시즌에 비롯됐을 정도로, 유독 봄에 강한 면모를 가진 팀이기도 하다.
반면 젠지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룰러’ 박재혁이 해외 무대에 도전하면서 전력이 다소 약화된 상황이다. 유망주 ‘페이즈’ 김수환이 그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양 팀은 올해도 서로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젠지의 맏형 ‘피넛’ 한왕호는 지난 12일 미디어데이에서 “T1은 작년 모든 대회에서 결승전에 오른 팀”이라며 “멤버들이 바뀌지 않아 우승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T1의 주장 이상혁은 같은 날 참석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젠지를 우승 후보로 지목하면서 “우리가 아니면 가장 우승할 확률이 높은 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작년 여름에도 홀로 젠지의 우승을 예상한 바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