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주주환원정책 발표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얼라인은 앞서 7개 금융지주사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며 자본 배분 및 주주환원 전략 공시 등을 요구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은 실적발표 당시 5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이 제기한 원칙은 △목표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 수준 관리 △시스템 성장 수준의 자산성장 △목표 CET1 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에게 적극 환원 △안정적인 현금배당 및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주주 이익의 조화 추진 등 5가지 이다.
서영호 KB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CET1 비율 유지 목표는 13%”라며 “이는 10.5%의 규제자본비율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실시한 IMF 외환위기 수준의 보수적 시나리오를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와 보험 부분 자산 비중 등이 큰 점을 감안하여 총 250BP 규모의 매니지먼트 버퍼를 감안하여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발표와 함께 4분기 시가배당률을 2.8%, 2022년 총 주주환원율을 33%로 결정했다. 배당성향 26%에 자사주 매입·소각 7%를 더한 수치다.
얼라인은 이에 대해 “역대 은행업계 최대 수준으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상 요구 수준에 부합한다”며 “주주가치 관점에서 효율적인 자본배치를 위해 자산성장률을 명목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극심한 저평가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사회 결의 및 공정공시 형태의 발표는 아니지만, 경영진·이사회에서 심도있는 논의 후 결산실적발표자료에 구체적으로 정책을 게재하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상세히 설명했다”며 “법률적으로 충분히 구속력 있는 발표이며 KB금융은 이를 성실히 지켜야 할 의무를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얼라인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KB금융이 실제로 발표한 대로 정책을 이행하는지 면밀히 지켜보며, 만약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시에는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K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금 배당성향은 아쉬우나 8일부터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CET-1비율 13% 초과자본에 대해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장기적인 전략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 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IFRS17 도입 수혜로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높은 자본비율은 물론 자사주 매입 연혁 고려 시 주주환원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은행”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이 얼라인의 요구에 화답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8일 실적발표와 함께 배당 규모를 발표한다. 하나금융지주는 9일 발표에 나선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