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권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부정적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은행권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취약차주 부담완화 등 상생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기 위한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닌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은행권은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금리상승에 힘입어 역대급 이익을 달성한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과도한 성과급과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은행권은 지난 15일 3년간 10조원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0조원이라는 규모를 강조했지만, 실상은 보증 재원을 늘려 그 수십 배에 이르는 대출을 더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면피용 사회공헌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와 관련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내부에서는 비교적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의 시각은 달랐다”면서 “소비자 등과 사회적관심공동협의체를 만드는 것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색내기 아닌 진실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수습에 나선 바 있다.
은행의 진실성 있는 사회공헌을 강조한 이 원장은 앞으로 은행의 과도한 이자이익을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도 은행권의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과점적 지위에서 비롯한 과도한 이자이익을 예대금리차 축소 등을 통해 국민과 향유하는 등 상생금융을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의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를 통해 실물경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기능 강화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