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오는 22일 정책금리 결정을 두고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 우려에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본이 유출되고 원화가 절하되지 않겠냐는 게 국민들 인식이지만 경제이론으로 보면 금리차 자체는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 중 하나일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0%, 미국 정책금리는 4.50~4.75%이다. 상단 기준으로 1.25%p의 금리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오는 22일 0.25%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한미간 금리차는 1.50%p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1200원대까지 내려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상승해 7일 오전 130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와 환율에 대해 “기계적으로 연관되는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올랐을 때 한미 금리차가 0.75%p였던 반면 1월초 환율이 1220원으로 내려왔을 때 한미 금리차는 1.25%p였다”며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한다기보다는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이런 것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이 금리를 0.75%p씩 네 번을 올리면서 미국이 급하게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달러가 강해졌고 이런 게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지금은 미국 통화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인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예전과 같은) 빠른 속도로 올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많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금리차가 너무 커질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 그 과정에서 쏠림 현상이 있으면 대응하고, 금리차가 가져올 부작용을 점검하면서 통화정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시장의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하고 나섰다. 그는 “아직 물가상승률이 4%대 후반이다. 연말까지 3% 수준으로 수렴하는지, 또 거기서부터 빨리 내려가지 않는다면 금리를 더 올릴지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금년말에 3%대로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 다음에는 물가안정 장기 목표치인 2%로 물가상승률이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에 가서 금리인하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로 수렴하는지 확인한다는 것의 의미는, 물가상승률이 2%가 되는 게 아니라 물가경로가 2%로 간다는 예측에 확신이 들 때”라며 “그때부터 금리인하를 고민하는 게 옳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