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내부통제 강화’ 기업은행, 수억원대 횡령사고 터졌다

‘말로만 내부통제 강화’ 기업은행, 수억원대 횡령사고 터졌다

지난해 9월 횡령사고 근절 ‘특별규정 시행 추진’에도 사고 발생

기사승인 2023-03-17 14:54:31
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에서 수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횡령사고를 막기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특별대책팀을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간 쌓아왔던 고객신뢰를 무너뜨리게 될 위기에 놓였다.

기업은행은 최근 은행 자체 점검 과정에서 서울 종로구의 한 지점 창구직원 A 씨가 고객 돈 약 2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국내 업체가 해외 업체로 송금하는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가 보내는 납품 대금 같은 것을 중간에서 취소해 본인 계좌로 보내는 방식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돈을 받지 못한 해외 업체가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은 직원이 개입된 이상 거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기업은행은 인근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현재 해당 직원과 횡령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검사 중에 있다.

지난 2019년에도 기업은행에서 비슷한 수법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기업은행에 근무하던 대리 B씨는 5월경 고객 예금 24억원을 빼돌렸다. 고객이 정기예금을 맡기고 재예치하는 과정에서 고객 계좌에 다시 넣어야 할 돈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수십억원 대의 고객 돈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기업은행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피해 고객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야 뒤늦게 횡령 사실을 발견, 대처했다. 더구나 B씨가 횡령한 돈 가운데 17억5000만원은 회수할 수 없었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기업은행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기업은행은 ‘금융사고 제로화’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특별대책팀을 편성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특별규정 시행 추진과 함께 “현재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은 은행권 최저수준이지만, 향후 더욱 신뢰받는 국책은행이 될 수 있도록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횡령사고가 재차 발생하면서 ‘공염불’이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액과 수법 등을 조사하고, 이와 관련된 피해가 없도록 우선 조치했다”며 “은행은 내부통제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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