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동아리요? 잘 몰라요.”
경계심이 가득했다.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만난 신입생 이모(20)씨에게 신분을 밝히고 JMS 관련 동아리를 아는지 물었다. 3초간 침묵이 흐른 후에야 잘 모른다는 속삭임을 들을 수 있었다. 이화여대에서 만난 신입생 안모(20)씨도 마찬가지였다. 눈이 마주친 안씨는 “JMS로 거론된 동아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으나 잘 알지 못 한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최근 대학가에 사이비 종교 주의보가 내렸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여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종교 동아리로 위장한 각 대학 JMS 동아리 명단이 공유되기도 했다. JMS 탈퇴자들의 고백과 포교당할 뻔했던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최근 동아리 가입을 주저하거나 아예 가입하지 않겠다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서울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조은영(21)씨는 “내년부터 동아리에 가입하려 했으나 방송을 통해 (사이비 종교)위장 동아리가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신중해졌다”고 털어놨다. 안모(20)씨도 “JMS 방송 이후 (동아리 가입이) 꺼려진다”라며 “혹시 모르니까 동아리는 아예 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입생을 모집하는 대학 동아리들도 난감해졌다. 이대 앞에서 역사동아리 홍보물을 나눠주던 강모(20대)씨는 “신입 회원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혹시 JMS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종교 동아리는 신입생 모집이 더 어려워졌다. 동아리 페어를 열고 중앙 동아리 홍보활동을 진행한 강원권 대학 4학년 이모(23)씨는 “확실히 다른 동아리에 비해 종교 동아리 부스에 사람이 적게 방문했다. 관심도가 낮아보였다”고 전했다.
각 대학은 동아리 조사 중
JMS로 지목된 동아리는 대부분 공식 등록된 동아리가 아닌 소규모로 활동하는 동아리로 추정된다. 이화여대 홍보팀 관계자는 “2005년부터 JMS와 관련된 동아리가 있다고 거론됐다”며 “중앙 동아리는 물론 단과대까지 확인했지만, JMS 관련 동아리는 없었다”고 밝혔다. JMS 위장 동아리가 있다고 지목된 고려대학교 관계자도 “정식으로 등록된 동아리가 아니라 활동 내역 등 보이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측은 “동아리연합회와 관련 사실 조사와 대응법 등을 논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성신여자대학교는 지난 17년간 활동한 댄스 동아리가 JMS 동아리라는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 11월 제명됐다.
일부 대학에서는 최근 JMS 관련 동아리 실체를 확인해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단국대학교는 천안캠퍼스에서 JMS 관련 동아리 활동 사실을 확인했다.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동아리연합회장은 “동아리 알림제를 통해 천안 캠퍼스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죽전캠퍼스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선 여전히 JMS 위장 동아리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한 여대 커뮤니티에는 “유기견 봉사 동아리 가입을 위해 갔는데 개인적인 질문만 받았다”며 “알고 보니 JSM 동아리였다”는 글이 올라왔다. 성균관대 재학생 커뮤니티에서도 퍼스널컬러 관련 뷰티 행사를 한 뒤 학생들에게 접근한 사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슷한 포교, 다른 종교 구별법
청년들은 포교 방식만 봐선 JMS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신천지와 대순진리회 등 일부 종교들도 JMS와 비슷한 방식으로 포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촌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조모(25)씨는 “지난주 길에서 조상님에 대해 말하는 종교인을 만났다”며 “길거리에서 설문조사 같은 걸 하는 경우에는 무슨 종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5년간 JMS 신도였다는 탈퇴자 B씨 얘기도 비슷했다. 2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B씨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B씨에 따르면 알파넷 R은 JMS 내에서 정명석을 의미하는 암호이고, 316은 정명석의 생일을 의미한다. 또 인문학 같으면서도 신앙적인 글귀가 카카오톡 프로필 이미지에 있는 경우 의심해보라고 귀띔했다. B씨는 “정명석만 쓰는 특유의 표현들이 있어서 글귀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JMS 블로그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