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 피해를 입힌 뒤 해외로 도피한 혐의를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동유럽 국가인 몬테네그로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세계적인 지명수배자인 인물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검거됐다”며 체포된 인물이 테라폼랩스의 설립자인 권도형 대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지치 장관은 권 대표가 위조여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경찰이 현재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가 잡힌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 바로 옆 나라다.
테라·루나는 권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생한 스테이블 코인이다. 지난해 5월 테라와 루나가 상호보관적인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던 체계가 깨지면서 가격이 99% 이상 폭락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월13일 권 대표와 그가 운영한 테라폼랩스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기소했다.
한편 로이터 등에 따르면 권 대표와 함께 최측근인 한모씨도 검거됐다. 권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한씨는 한때 차이코퍼체이션 대표를 맡았으며 해외로 도주해 인터폴이 수배 중이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