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이어지며 제조업 체감 경기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황 BSI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 상승한 70을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부정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하락해왔다. 지난달에는 63까지 떨어졌다.
이번 반등은 전자·영상·통신장비(9포인트), 1차 금속(15포인트), 기타 기계장비(13포인트) 등의 상승이 견인했다. 반도체 설비투자 수요 증가 등으로 제조장비 납품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제조업 업황 BSI도 대기업(7포인트)과 중소기업(6포인트), 수출기업(3포인트), 내수기업(9포인트)을 가리지 않고 모두 올랐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제국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감산 없이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제조장비 납품업체에서 양호한 실적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도 조금 상승했다. 지난달 대비 1포인트 올라 74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8포인트)과 부동산업(6포인트)의 상승 폭이 컸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건설공사 진행률 증가, 토목공사 신규수주 증가 등이 이유로 꼽혔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아우르는 전산업 업황 BSI는 72로 지난달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전산업 업황 BSI가 오른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다음 달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73으로 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69)에서 3포인트, 비제조업(75)에서 1포인트 높아졌다.
이달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2797개 기업(제조업 1665개·비제조업 1132개)이 설문에 답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