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꽤 친했는데”… 정순신 아들의 9줄짜리 반성문

“한때 꽤 친했는데”… 정순신 아들의 9줄짜리 반성문

2018년 민사고 학폭위에 2차례 서면 사과문 제출

기사승인 2023-04-03 06:04:38
정군씨가 민사고 학폭위에 제출한 첫번째 사과문. 민형배 의원실.

국가수사본부장이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힉교폭력대책자지위원회 조사에 제출한 최초 사과문이 공개됐다. 9줄짜리 최초 사과문은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무소속 의원실이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 정모씨는 지난 2018년 자신이 다니던 민족사관고등학교 학폭위에 2차례 서면 사과문을 냈다. 

첫 번째 사과문은 학폭 처분이 났던 2018년 3월 말 이후 작성됐다. A4용지 3분의 1분량, 9줄짜리 다소 짧은 분량과 휘갈겨 쓴 필체에 학폭 위원들 사이에서 성의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씨는 사과문에서 “제가 인지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들이 A씨(학폭 피해자)를 힘들게 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한때 꽤 친한 친구사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의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많이 반성했다”며 “진심으로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학폭 위원들은 사과문이 부실한 점을 꼬집었다. 제대로 된 서식도 없고 서면 사과의 양이나 필체에서 진심어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정씨는 결국 같은 해 8월 15일 좀 더 긴 내용으로 다시 사과문을 적어 다음날인 16일에 담당 교사에게 제출했다.

두 번째 사과문에서 정씨는 “너에게 어떤 해를 끼치고자 그랬던 것은 아닌데 너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니 정말 미안하다” “(나도) 한동안은 마음이 힘들어 잠을 자기도 힘들고 몸이 아프기도 했다”고 써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씨 측이 이 제기한 학폭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기각한 1심 재판부는 “정 씨는 사건 발생 이후 ‘별명을 부른 것에 불과하다’, ‘피해학생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 등의 이유로 학교폭력을 부인했다. 가장 경한 조치인 서면사과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본인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형배 의원은 “피해자가 아닌 학교, 학폭위원을 대상으로 쓴 가짜 사과문으로 그 형식과 내용마저 형편없다”며 “아버지인 정순신 전 검사는 몹쓸 법 기술로 재심 청구, 가처분 신청 및 온갖 소송을 남발했고 반성 없는 아들 감싸기에만 여념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열릴 예정이었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에 대한 진상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를 오는 14일로 연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