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꼰대문화에 MZ 공무원 탈출…“200만원에 7포세대 전락”

박봉·꼰대문화에 MZ 공무원 탈출…“200만원에 7포세대 전락”

일반 행정직, 민간 대비 74.6% 수준

기사승인 2023-04-05 08:49:17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입시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 쿠키뉴스 자료사진

“200만원 안되는 월급 받아 세금·연금 등 공과금과 월세 내면 70만원 정도 남아요. 결혼․연애․출산 3포 세대가 아니라 내 집과 인간관계 등 7포 세대로 전락했습니다.”


공무원들의 실질임금이 지난해 최저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 실질임금 수준은 MZ세대 신규 공무원들의 잇따른 퇴사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서울시청에 입사한 공무원 A씨도 열악한 임금체계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5일 인사혁신처와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관대비 공무원임금은 지난 2004년 95.9%로 정점을 찍고 20년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82.3%로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는 6.1% 오르는 동안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1.4%에 불과했다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적한다. 

특히 전체 공무원(120만명) 중 경찰·소방·교원을 제외한 일반직 공무원(55만명)만 비교하면 임금수준은 더욱 떨어져 74.6%에 불과했다. 100명 이상 민간기업이 100원의 임금을 받을 때 일반직 공무원은 74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 임금은 177만원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201만원 보다 무려 23만원이 적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연간 276만원이나 적게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0년 입사한 9급 공무원 B씨는 “대학 때 같은 성적에 다른 기업에 들어간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연봉 얘기가 나오면 말문이 막힌다”며 “박봉에 답답한 꼰대문화, 잦은 야근,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공기업으로 이직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높다. 하지만 열악한 임금체계 등으로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채 필기시험 경쟁률은 지난해 29.2대 1로, 10여년 전인 2011년 93대 1보다 69% 줄었다. 

퇴직도 늘었다. 또한 3~4년 재직자 중 30.7%, 1년 미만 재직자 26.5%가 퇴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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