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인 SG(소시에테제네럴) 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3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이번 사태에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및 수사에 나섰다. 가수 임창정도 주가조작 세력에 30억원을 맡겼다가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오전 9시 20분 현재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들 4개 종목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전일 하한가를 보였던 세방과 다우데이터는 20%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며,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들 8개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급락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식을 실제 보유하지 않고 시세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융자 상환을 위한 강제 매각)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들 종목은 공통으로 시장 대비 신용융자 잔고율과 공여율이 과도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지영 키운증권 연구원 또한 “하림지주,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이 동반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특정 외국계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수급 교란 요인이 작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해당 종목들의 하한가 행진에 주가조작 세력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주가조작 세력들이 급히 매물을 팔아치우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가수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에 30억원을 투자했다가 이번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JTBC 보도에 따르면 임창정은 “30억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며 “투자금은 처음 한 달 반만에 58억원까지 불어났지만, 곧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혐의가 있는 일당 10명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들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해당 휴대전화로 통정거래를 하고 주가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미리 정해두고 일정 시간에 서로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조작하는 불법 행위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