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는 국내 4대(신한·KB·하나·우리) 은행이 올해 1분기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었다. 지난해 1분기 보다 14.7% 늘어난 규모다. 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다만 정부가 상생금융 압박에 나서면서 계속될 것 같은 은행의 이자장사도 주춤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3조6967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보다 14.7%(4732억원)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9707억원으로 가장 높은 순익을 달성했다. 뒤이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동일한 9315억원, 우리은행이 8630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4대 은행의 이자이익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들의 1분기 이자이익은 총 8조10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2.1%(8751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이 2조3474억원의 가장 높은 이자이익을 달성했고, 다음으로 신한은행(2조26억원), 우리은행(1조8920억원), 하나은행(1조8650억원) 순이다.
그동안 정부는 은행들의 막대한 이익을 두고 상생금융을 압박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잔치’ 지적을 시작으로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은행의 수익이 금리인상에 편승해 정당한 대가 없이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이익을 일부 환수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
정부는 물론 정치권의 압박은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이자이익을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보면 3.4% 줄었다. 신한은행이 7.9% 감소했고, 국민은행(-4.1%), 하나은행(-5.1%), 우리은행(-6.1%)도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의 가장 중요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꺾였다. 신한은행은 1.67%에서 1.59%, 하나은행은 1.74%에서 1.68%, 우리은행은 1.68%에서 1.65%로 감소했다. 국민은행만 1.77%에서 1.79%로 증가했다.
시중은행 부행장은 “지난달부터 상생금융 지원방안이 실행되면서 NIM에 다소 일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도 상생금융으로 올해 마진에 미칠 영향을 두고 “가계대출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은 한 0.01~0.02%p 정도 (순이자마진이 감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자금 대출은 전체적으로 올해 0.02%p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확대, 연체율 증가, 금리인하 기대, 저원가성 예금 이탈 등 금융여건이 악화되면서 은행의 이자장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2~3분기까지 NIM 하락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와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당분가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4분기 이후에는 NIM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