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위기에 처한 여성이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 버튼을 눌러 신변보호를 요청했는데도 결국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23분께 익산시 남중동의 한 원룸에서 스마트워치 긴급버튼을 통한 신고가 112상황실에 접수됐다. 스마트워치에서는 남녀가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고, 경찰은 곧바로 출동지령을 내렸다.

이들 남녀는 3년 전 이혼한 사이였고, 지난달 7일 A씨(40대·여)는 전 남편 B씨(60대)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는 위급상황에 대비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B씨에게는 한 달간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이날 사건은 B씨가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A씨의 집을 찾아가면서 발생했다. A씨의 집 현관문 앞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격분한 B씨는 미리 준비해간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신 화상을 입은 A씨를 발견,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룸 밖에서는 심정지 상태의 B씨가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불을 지른 후 원룸 옥상으로 올라가 몸을 던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과 CCTV를 확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산=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