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양극화 현상이 최근 뚜렷해졌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04가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1만1034가구, 지방은 6만1070가구다. 지방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약 85%로 최근 3개월(83%)대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분양 10채 중 8채가 지방에 몰려있는 셈이다.
지방에 진출한 건설사들도 미분양 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대표 케이스가 오는 2025년 10월 입주예정인 ‘쌍용더플래티넘여수35’다. 여수시청 앞 도심권에 18년 만에 공급되는 최고층 아파트로 이목을 끌었지만 미분양이다. 실제 공급 유형 대부분이 미달이다. 청약홈을 보면 ‘84D’형은 1순위 61명을 모집하는데 5명, ‘84C’형도 58명을 모으는데 11명만 지원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수도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정도로 한 때 잘 나갔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기세가 꺾였다. 시장 경색이 ‘쌍용더플래티넘여수35’가 청약을 실패로 이끈 주 배경으로 보인다. 높은 분양가도 이유일 수 있다. 부동산에 따르면 34평 분양가가 6억 원이다. 지역 ‘대장’ 아파트로 불린 ‘신동아파밀리에’ 39평이 지난달 4억48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미뤄보면 분양가가 높은 편이다.
지역 부동산은 “더플래티넘은 분양가가 비싸고 세대수도 몇 없는 주상복합”이라며 “투자 목적이라면 불편한 자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분양이 해결되려면 내년 이때쯤이나 돼야할 텐데, 시청 앞이 구도심이라 주거지로는 별로다. 저라면 추천을 안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도 “입주 시점이 도래한 신규 아파트들이 마이너스 피로 나온 게 있어서 신규 분양 물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건설사들도 사업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지방 분양을 줄이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10대 건설사 민영아파트(분양⋅임대)실적이 계획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4월 분양실적은 지난해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줄어든 1만5949가구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302가구, 지방이 5647가구다. 지난해말 계획물량 대비 수도권은 61%(2만6747가구→1만302가구), 지방은 80%(2만7940가구→5647가구) 실적이 감소했다. 미분양⋅공사비 인상⋅고금리 등 악재가 겹치자 분양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도 전남 공급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축에 속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남에 공급되는 물량은 전국 8만8842호 중 1660호(0.01%)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있다는 건 사업성이 그만큼 나쁘다는 것”이라며 “지방 사업장 특징이 수요대비 물량이 부족한데 금리도 높다보니 소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게 아닐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 측은 경기가 회복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쌍용건설 측은 “미분양이 30% 미만이고 여수가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은 지역으로 안다”라며 “그런 이유로 붐업이 덜 된 건지 여수 시장도 아직은 경색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 앞이라 입지가 좋고 여수에서 최고층 아파트라는 상징성 때문에 경기가 풀리면 잘될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