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A양과 관련해 친모 석모(50)씨가 18일 대법원에서 아이 바꿔치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다. 석씨가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사라진 아이의 행방을 끝내 찾지 못한 채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석씨에 대한 재상고를 기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석씨는 지난 2018년 3월31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 사이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인 김모씨(24·복역 중)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숨진 3세 여아)를 바꿔치기해 딸의 아이를 어딘가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또 A양이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 딸 김씨가 살던 빌라에서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상자에 담아 옮기다가 멈춘 혐의도 받았다.
구미 여아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경북 구미의 한 빌라 3층에서 A양이 보호자의 방치로 숨진 것을 확인한 석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경찰 수사 때부터 재판까지 총 6차례에 걸친 DNA(유전자) 검사에서 석씨가 A양의 친모로 확인됐다. 하지만 석씨는 재판 내내 자신은 출산하지 않았고 바꿔치기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경찰수사를 받던 석씨는 지난 2021년 3월 구속된 후 1·2심에서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것은 이 사건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해선 무죄,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로 석씨는 구속 이후 약 2년 만에 석방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