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금리경쟁 31일 시작된다…대환대출 인프라 가동

온라인 금리경쟁 31일 시작된다…대환대출 인프라 가동

기사승인 2023-05-30 09:56:58
우리은행은 자사 대환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갈아타기 비용 지원에 나섰다.   우리은행

은행 등에서 받은 기존 대출을 온라인에서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회사 대출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오는 31일 출범한다. 먼저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에정이며, 올해 12월부터 주택담보대출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리비교 서비스와 온라인 대환대출 신청이 결합된 형태로, 소비자는 은행이나 핀테크사 플랫폼을 통해 소득 및 대출 정보 등을 입력하고 대출 금리를 비교 한 후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금융기관에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는 대환대출을 위해서는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유선 연락을 통해 증빙 서류를 전달해야 했지만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면 클릭 몇 번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현재 은행 19곳, 저축은행 18곳, 카드 7곳, 캐피탈사 9곳 등 금융사 53곳과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23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가 인프라에 참여했다. 

금융사들은 대환대출 인프라의 가동에 대비해 고객 이탈을 예방하고 타사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고객 쟁탈전 준비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비대면 신용대출보다 조건을 유리하게 설정한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대환대출 고객에게 6월 말까지 중도상환 해약금과 인지세 등 대출 거래 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기존 상품을 리뉴얼해 대환대출 전용 상품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사도 대환대출 유치에 적극적이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핀테크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모두 입점시켰다. 토스의 경우 사전신청 접수에 나서 2주 만에 30만명이 넘는 신청자를 기록했다. 네이버페이에서는 대출을 갈아타는 모든 이용자에게 ‘이자 지원 포인트 티켓’을 제공하며 고객 흡수에 열중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본격적인 고객 쟁탈전은 올해 12월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작은 금리 차이에도 이자 부담 차이가 커 소비자들의 대환 수요가 높을 것으로 분석하기 떄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담대 확대시 전체 시장 규모와 건당 취급액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건당 취급 규모가 큰 상품의 경우 약간의 금리 차이에도 이자 절감분이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환대출 인프라가 불러올 고객 쟁탈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그동안 저축은행 업계의 걱정이 크다. 저축은행 업계는 우량 고객이 이탈할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대와 달리 금리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당국이 과도한 고객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회사별로 취급 가능한 한도를 설정해 뒀기 때문이다. 회사별 대환대출 취급 한도는 △은행 4000억원 △저축은행 3000억원 △캐피탈 500억원 △카드사 전년 신규취급액의 10% 등이다. 

최 연구원도 “당장은 신용대출상품에 한정되어 있고, 회사별 취급한도의 제약이 있으며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감안한 은행별 금리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돼 대환 수요가 매우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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