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된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갈등…“좋은 선례 돼야”

봉합된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갈등…“좋은 선례 돼야”

기사승인 2023-08-17 06:00:06
경기 안양에 건설 중인 LG유플러스 제2데이터센터.    사진=이소연 기자 

LG유플러스 경기 안양 제2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봉합됐다. 10개월여간 이어져 온 갈등이 부단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17일 안양 특고압선 반대 시민모임에 따르면 16일 오후 도로 재시공이 진행되고 있는 안양의 한 학교 앞 구간에 차폐판이 깔렸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도로 아래 매설된 특고압선에서 나올 수 있는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안양 데이터센터 특고압선 지중화 공사와 관련, 차폐판이 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와 시민모임, 안양시는 3차례 회의를 걸친 끝에 지난 10일 특고압선이 지나는 거의 전 구간에 차폐판 설치를 하는 것에 합의했다. 안양시 내 약 7㎞ 구간 중 6.2㎞ 구간이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거나 잘 다니지 않는 공업지역과 이미 깊게 깔려 시공이 어려운 구간 등은 제외됐다.

오는 21일 오전에는 ‘LG유플러스 지중선로 우려 해소를 위한 시민설명회’가 열린다. LG유플러스가 주최가 돼 차폐판 설치와 관련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향후 관리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다. 이후 구체적인 합의문을 작성, 이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 5월 안양에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의 제2데이터센터를 건립해 왔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특고압선 매설을 두고 시민 반발에 부딪혔다. 시민들은 지중화된 특고압선의 매설 심도를 문제로 제기했다. 지하 1~2m, 낮게는 69㎝로 묻힌 구간도 있기 때문이다.

시민모임은 지난해 11월 안양시청에서 첫 집회를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최대호 안양시장과의 면담, 공익감사 청구, 시민주최 토론회, 현수막 게시 등으로 특고압선 우려를 해소해달라고 피력해 왔다.

반발에 부딪힌 LG유플러스는 시민모임과 소통을 통해 해법 찾기에 나섰다. 토론회 등에 참석, 시민 의견을 경청했다.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를 외치는 시민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듣기도 했다.

수 차례 논의 끝에 시민모임과 LG유플러스는 차폐판 설치라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1, 2차 회의 당시, LG유플러스는 교육기관 인근에만 차폐판을 설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시민모임에서는 전 구간 설치가 시민 안전을 위해 적합하다고 봤다. 3차 회의에서 LG유플러스가 시민모임의 전 구간 설치를 수용, 합의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김정아 시민모임 대표는 “이번 사례가 데이터센터 관련 갈등에 있어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며 “LG유플러스에서도 전 구간 차폐판 설치라는 결단을 내려줬기에 시민 모임에서도 동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자파의 유해성 기준 관련 이견으로 논의가 공전돼 가능한 구간에 모두 차폐판을 설치, 주민 우려를 불식시키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안양시의 문제는 합의점을 찾았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김포와 용인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 및 특고압선 매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갈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2029년까지 전국에 데이터센터 630여개가 추가로 신설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시기”라며 “데이터센터 관련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정해서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들은 법적인 한도 내에서 문제없이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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