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실적 희비…임기만료 CEO ‘박정림·정영채’ 안갯속

5대 증권사 실적 희비…임기만료 CEO ‘박정림·정영채’ 안갯속

5대 증권사 3분기 실적, KB·NH·한투·삼성 ‘웃음’…미래에셋은 ↓
해외 투자 부실 리스크, 수익에 ‘악영향’…추가 손실 가능성도 有
5대 증권사 CEO, ‘KB 박정림, NH투자 정영채’…중징계 제재 확정 시 ‘연임 타격’

기사승인 2023-11-14 06:00:32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5대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불확실성 요인 산재에도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개별로 살펴보면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희비가 교차됐다. 특히 4분기에는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에 따른 부담에 수익성 저하가 심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8446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은 200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2.9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922억원으로 112.33% 늘었다. 삼성증권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91% 증가한 2013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1510억원으로 22.32% 늘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2.9%, 743.9% 증가한 1184억원, 1007억원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같은 기간 1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순이익은 2.3% 증가한 1115억원이었다. 소매채권 중심의 WM금융상품 판매 증가와 전사적 비용 관리 노력이 순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KB증권 측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은 전분기 대비 1847억 늘어난 1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3분기 매출액은 4조5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줄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시장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의 침체 영향이다. 특히 같은 기간 3분기 순이익은 769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해외투자자산 등의 평가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의 주된 배경은 전분기에 이어 투자자산 손실이 컸다”며 “3분기에 인식한 손실은 대표적으로 미국 부동산 마이너스(-) 600억원, 프랑스 부동산 -480억원, CJ CGV 전환사채 관련 손실 100억원 등을 비롯해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매매평가손실로 경상 운용손익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대형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리스크는 유효할 전망이다. 이는 곧 오는 4분기 실적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리스크 심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형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기업은행(IB) 부문 수익성과 자산건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해외 익스포져의 경우 대부분 펀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건전성 지표 및 기중 손상인식규모와 만기시점의 최종손실규모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이지스글로벌부동산 229(파생형)ClassA는 13일 기준 -82.32%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 여파까지 다가오면서 감정평가액이 하락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사업장 만기도래가 임박한 경우, 단일 사업장에 대해 거액 신용공여한 경우, 중후순위 및 지분 투자형태로 투자했을 시 추가 손실 발생 여부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5대 증권사, CEO 임기만료 ‘목전’…미래에셋증권은 ‘인사단행’

이처럼 실적 전망이 ‘안갯속’인 상황 속에 5대 대형 증권사들은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거나 임기 만료가 코앞에 다가와 있다. 시장 흐름이 우호적이지 못한 가운데 시행되는 수장의 교체 여부는 조직 쇄신과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임원 교체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은 현직에서 물러난다. 신규 대표이사로는 김미섭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해외진출 발판을 다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2월7일 임시주주주총회에서 신임 사내이사로 허선호 부회장과 전경남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 중 1명을 추가로 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머지 대형 증권사의 대표들은 오는 12월말에서 내년 3월에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되는 수장은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내년 3월까지다.

주목할 만한 것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금융감독원은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라임·옵티머스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처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이달 15일과 29일 정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자리에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된 증권사 CEO들의 제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처분한 문책경고 제재를 금융위가 확정하는 자리인 셈이다.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 단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금감원에 이어 금융위도 제재심에서 같은 판단을 내릴 경우 연임과 금융사 재취업이 불가능해진다. 연임에 제동이 걸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위기 국면 속에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온 증권사 CEO들은 연임된 선례가 존재한다"며 "코로나19 이전 초저금리에 해외 투자를 집중했던 것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이다. 수습과 안정화를 위해서 연임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 제재 리스크와 얽힌 CEO들은 별건으로 봐도 길면 5년 이상씩 수장 자리에 있었던 만큼, 새로운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조직 쇄신을 위해 인사를 단행한 것이 임기만료가 다가오는 타 증권사 CEO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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