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 테마주가 국내 증시에서 연일 화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테마로 엮인 종목들의 상한가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해당 회사에서 연관을 부인했음에도 오름세를 멈추지 않는 모양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선주인 덕성우는 전 거래일 대비 29.98% 급등한 2만3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덕성우는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날 거래가 정지됐으나, 이날 거래가 풀림과 동시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상한가로 직행했다.
덕성은 지난 1966년 설립 이후 신발, 스포츠볼, 장갑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협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 때에는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관련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이번 한동훈 법무부 장관 테마주 분류는 덕성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추정된다.
다만 덕성은 한 장관 테마주에 대해 부인했다. 덕성은 공시를 통해 “최근 당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 및 현재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테마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덕성우와 달리 덕성은 이날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덕성우 외에도 한 장관 테마주로 분류된 대표적인 종목은 대상홀딩스가 있다. 대상홀딩스 주가는 지난 27일 상한가로 마감한 이후 다음날 25.16% 급등한 1만1290원에 장을 종료했다. 이날은 3% 오른 1만63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대상홀딩스우는 상한가를 찍은 2만1850원이다.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우의 급등세는 지난 주말 한 장관과 배우 이정재가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함께 만난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된 게 주된 이유다. 한 장관과 이정재는 서울 압구정 현대고 동기동창이다.
이정재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공개 연인 관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대상홀딩스가 이른바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급등세를 나타낸 셈이다.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지분 20.41%(738만9242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정치 테마주 보고서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가장 높은 두 후보의 정치테마주로 언급되는 83개 종목을 보면, 후보와 기업 경영진 사이에 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매우 막연한 관계가 대다수”라고 짚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