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내정에 남몰래 웃는 ‘농협’

최상목 경제부총리 내정에 남몰래 웃는 ‘농협’

문 정부 시절 공직 물러난 최상목
농협 연봉 3.1억원 농협대 총장 영입

기사승인 2023-12-06 06:00:26
서울 농협중앙회 본사. 농협중앙회

농협이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에 남몰래 웃고 있다. 현 정부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는 최 내정자와 농협이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영향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내정하는 등 6개 중앙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최 내정자는 행정고시 29회로 재무부(현 기재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기재부 1차관까지 오른 인물이다. 

다만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공직에서 물러났다. 최 내정자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내면서 미르재단 설립 출연금 문제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영향이 컸다. 

공직에서 물러나 야인생활을 하던 그를 영입한 곳이 농협이다. 최 내정자는 2020년 7월부터 2022년 5월 9일까지 제26대 농협대학교 총장으로 활동했다. 농협대는 농업과 농촌, 농협 발전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대학으로 당시 농협대 이사장이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이다. 

농협은 최 내정자에게 3억원대 연봉과 별도의 업무추진비를 제공했다. 2021년 기준 120개 사립 전문대 총장의 평균 연봉은 1억6000만원이다. 농협대의 총장 연봉은 3억1000만원으로 전체 사립 전문대 가운데 연봉이 세 번째로 높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3년 후배인 최 내정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되자 2022년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로 발탁됐다. 이후 5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으로 선임되면서 농협대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농협 내외부에서는 최 내정자가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에 내정되면서 다양한 현안을 두고 농협과 정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단체인 만큼 공적 성격을 가지고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편 농협이 영입했던 관료 가운데 다시 고위직에 오른 인물은 최 내정자에 그치지 않는다.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에 오른 바 있으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도 공직에서 물러나 있던 시기에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역임했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 또한 관료 출신이다. 그도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으며,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학교법인 농협학원의 총장 선임안과 농협중앙회장의 의결 사인. 농협학원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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