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악화돼 국제유가 상승이 우려됐으나 당분간 석유·가스 등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해 지역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에 대응, 미국·영국 연합군이 공습을 개시하면서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국내 가스·석유·유가 등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제유가는 배럴당 79.03달러(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2.6%가량 상승한 수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커질 경우 배럴당 110달러까지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국내 물가 흐름도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국내 원유도입단가 등의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석유류 제품 가격을 인상시킨다. 이후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산업부는 확인 결과 국내 가스·석유 수급에 큰 차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위기 단계 매뉴얼과 협조 체계를 점검하고, 각 업계별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확인했다”며 “당장 석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당장 액션을 취하기보다는 모니터링에 신경 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스 수급에도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가스산업과 관계자도 “유가 등이 걱정할만큼 크게 변동하지 않았고, 급등할 전망이 보이지는 않는다”며 “중동 사태 등 향후 흐름을 알 수 없으니 상황을 단정짓기엔 이르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비축량도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법령 의무 수준인 9일분보다는 훨씬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회의에는 석유공사, 가스공사를 비롯해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정도 사태로 마무리된다면 (공급 등에)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것처럼 소비자물가에 직격탄을 맞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