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공정위 ‘대출 담합’ 제재에 ‘공동대응’

시중은행, 공정위 ‘대출 담합’ 제재에 ‘공동대응’

기사승인 2024-01-17 10:56:30
쿠키뉴스DB.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들이 주택담보대출 등의 거래 조건을 짬짜미했다는 혐의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단순 정보 교환을 담합으로 본 공정위 판단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로펌을 공동으로 고용해 공정위에 대한 변론을 준비 중이다. 공정위가 개최하는 전원회의는 2월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4대 시중은행의 담합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이들 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담보대출 업무를 하면서 거래조건을 짬짜미해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은행들이 물건별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정보들을 공유하면서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대출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담합을 벌였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법은 사업 활동 또는 사업내용을 방해·제한하거나 가격, 생산량,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부당 공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돼 2021년 12월 30일부터 발효됐다. 이번에 공정위가 4대 은행 제재를 확정하면 정보 교환 담합의 첫 제재 사례가 된다.

시중은행들은 공정위의 해석을 두고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부서 담당자들은 담보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행과 함께 경쟁사인 타행의 거래조건을 공유하고 있다. 담보물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사례를 보다 폭넓게 분석해 합리적인 조건을 도출하기 위한 업무 과정이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업무 진행 과정에서 참고하는 정보 공유가 진행된 뒤 각 은행별 기준에 맞춰 최종 금리가 결정된다”며 “공정위는 전후 관계를 뒤집어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은행들은 소명을 위한 자료제출을 준비하기 위해 로펌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 만큼 법적 대응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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