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운항 편수 느는데 정비 인력 줄어…“승객 안전 위협”

항공 운항 편수 느는데 정비 인력 줄어…“승객 안전 위협”

여객 수요 증가로 객실 승무원 채용↑, 정비 인력은 주춤
14개 공항 항공기 지연 발생 건수 총 10만225건에 달해
항공업계 관계자 “변형 근로제로 고용되면 업무 과도해”

기사승인 2024-02-16 06:00:07
연합뉴스 

승무원 채용 시장 훈풍에 가려진 항공기 정비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태다.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항공기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인력 확대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16일 한국공항공사가 발표한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의 항공기 지연 발생 건수가 총 10만225건(22%)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지연율 7.6%에서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 에어포탈이 집계한 국내 항공 정비사는 지난 2022년 기준 총 5330명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5940명)과 비교하면 8.4% 감소했다.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대응을 위해 신규 기재 도입 등 몸집을 키우는 상황에서 현장 정비 업무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항공기 기체 결함 및 지연 발생 건수가 항공기 노후화뿐 아니라 정비 인력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항공 정비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 중 주축을 담당하는 엔진 정비에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정비 업무는 굉장히 세분화 되어 있다”라면서도 “엔진 공장 쪽은 사실상 스케줄 근무가 어려워 근무 시간이 길지만 교대 근무할 노동자는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진 공장 노동자 중 11시간 50분씩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들은 ‘변형 근로제’ 테두리 안에서 365일 상시 연장근로를 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슈로 인력 유출을 우려한 근로자들이 정비 업계를 떠나 현장 업무량이 늘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인력 축소로 업무가 늘어난 상황이지만, 노동자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항공사 내부에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해도 부서마다 변형근로제에 해당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인력 축소로 인해 과도한 업무를 하고 있더라도 사측과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과 출퇴근 시간을 일일이 따지며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늘어난 여객 수요를 객실 승무원 채용만으론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은 5년 만의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을 예고하고, 제주항공도 올해 첫 번째 객실 승무원 채용을 진행 중에 있다”며 “엔데믹 이후 운항 편수가 증가하면서 사고 건수도 증가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항공기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면 여객 수요는 다시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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