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커피만 마셨는데, 요즘은 건강 생각해서 디카페인 차(茶) 많이 마셔요. 다양한 차 마셔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16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 1,2,3 전관에서는 카페&베이커리 페어가 열리고 있었다. 211개 회사가 참여해 부스를 전시장을 꽉 채웠다. 세텍 로비는 카페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부터 커피와 각종 음료와 디저트를 좋아하는 일반 시민들까지 관람객이 가득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기분 좋은 커피 향이 퍼졌다. 눈을 즐겁게 하는 색색의 음료와 디저트도 많았다. 대부분의 부스에선 시음과 시식 행사를 하고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주류와 원두를 모아서 만날 수 있는 특별관도 마련돼 있었다.
커피 부스만큼 차 부스가 눈에 많이 띄었다. 보이차, 쑥차, 호지차, 우엉차, 우전차부터 국화차, 무궁화꽃차, 메리골드차, 목련꽃차, 도라지차등 수십 가지 종류의 차를 만날 수 있었다. 말린 꽃잎과 찻잎 냄새를 맡아보고 부담없이 시음할 수 있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한다는 윤혜민(32·여) 씨도 “다음달에 카페를 오픈할 계획이라 음료 메뉴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최근엔 손님들이 건강을 생각해 디카페인 커피나 음료를 많이 찾는다”며 “디카페인 커피 말고 차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차 소비량은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농축산 가공품 지출금액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차 소비금액은 인당 2546원이다. 같은 시기 와인은 2161원을 기록했다. 차는 2021년 2분기 기준 1972원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취미로 차를 내려마시는 사람이 많아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백승호(29)씨는 “차는 다 비슷한 맛이 나는 줄 알았다. 찻잎 특유의 씁쓸한 맛을 좋아하지 않아 마시지 않았는데, 오늘 시음해본 상큼한 향을 가진 차는 맛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카페를 가면 별 생각 없이 습관처럼 커피만 마셨는데 이제는 디카페인 차 종류도 많이 마실 것 같다”고 전했다.
차 종류와 함께 눈에 띈 것은 한국식 디저트다. 마카롱이나 스콘, 휘낭시에 등 서양 디저트에서 떡이나 약과를 활용한 디저트 유행이 이어지면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건강을 내세우는 간식도 많아지는 추세다. 두부로 만든 과자나 말린 대추 간식,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찹쌀 약과까지 한국 전통 디저트가 많아졌다. 설탕 대신 사탕수수 원료를 이용하는 등 좋은 재료로 만든다.
국내산 현미를 이용한 과자에도 사람이 몰렸다. 현미를 튀기지 않고 얇게 구워 초콜릿을 샌드한 과자를 팔고 있었다. ‘끄레델리’ 를 판매하는 김현묵 데코리아제과 대표는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달고 짠 자극적인 간식이 아닌 건강한 과자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게다가 최근 쌀 소비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이런 디저트가 많아지면 농가 살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왕관 모양을 한 이 과자는 국내산 현미 100%와 프랑스 게랑드 소금, 발로나 초콜릿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딸기, 초코, 카라멜 세 가지 맛이다. 최대한 좋은 재료를 이용해 많이 가공하지 않고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제품을 대량 생산해야 하는 대기업은 못 쓸 정도의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며 “곧 발로나 녹차맛도 출시할 예정이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디저트를 찾는 젊은 세대가 많아지고 있으니 (이런 디저트가) 많이 소비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페 베이커리 페어는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