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에어부산이 ‘이직 러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객실 승무원과 정비사 줄퇴사로 증편 계획까지 취소되면서 이러한 어려움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8904억원, 영업이익 159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해 동기 매출액(4050억원) 대비 119.9% 증가한 수치다.
역대급 성적표에도 주요 인력은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종사자 현황 집계를 보면 지난 2019년 당시 557명에 달하던 에어부산의 객실 승무원은 현재까지 100여명 이상 퇴사·이직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237명에 달했던 정비사도 180명대로 줄었다. 주요 LCC 정비 인력은 제주항공 462명, 티웨이항공 329명, 진에어 234명에 달해 큰 차이를 보인다.
에어부산은 인력 충원을 위해 지난해 국제선 증편에 따라 추가 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2023년 6월 말 기준 직원 수가 1266명으로 늘었지만, 정직원은 줄고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지난 3월 8.6년에서 최근 6.79년으로 줄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력 유출 속도와 충원 속도의 차이가 벌어져 기간제 근로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산업은행 승인을 거쳐 인력을 충원하는데, 통상 2~3개월이 걸린다”며 “현장에서 인력난으로 업무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노동자들에겐 굉장히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업무 전문성이 필요한 객실 승무원, 정비사의 업무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설상가상으로 수년째 동결된 임금은 업무 지속성을 떨어뜨리거나 이탈률을 높이는 원인이다.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모기업인 아시아나 경영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임금이 5년 째 동결 중이다”라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성과급 지급 계획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적은 인력으로 항공 안전을 위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해지는 상황에서 이직 러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장기화하면서 생긴 여파라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양대 항공사 합병으로 슬롯만 반납된 것이 아니라”라며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에는 노동자의 임금과 처우가 열악해진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했다.
그는 “인력이 충분해야 신규 노선을 배정받는데, 에어부산의 경우 임금을 동결해 신규 투자 또한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한일 노선 감축이 현실화할 경우 에어부산 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