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지사가 충남농업·농촌 발전계획 수립이 첫발부터 잘못됐다며 보고회 모두발언부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충남도는 19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태흠 지사와 김창길 서울대 교수, 관계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반기 ‘충남 쎈(SSEn)농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충남 농업·농촌 정책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24∼2028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 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이번 발전계획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라 5년 마다 수립 중이다.
이날 용역을 맡은 전환랩생생협동조합과 지역농업네트워크 충청 협동조합은 “전통적, 관행적 농업·농촌의 관점에사 변화한 미래지향적 농산업화를 준비해야 한다”며 “농정의 전략성 강화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용역은 충남이 이끄는 미래 농업농촌의 힘쎈 도전을 위해 ▲차세대 인력 육성 ▲스마트농업 고도화 ▲농식품 유통시스템 혁신 ▲매력적인 농촌공간 조성 ▲탄소중립 농업경제로 전환 등 5대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차세대 인력 육성’을 위해서는 고령은퇴농 생활안정으로 농지이양을 활성화하고, 외국인계절근로자 등 인력 확보, 세대 맞춤형 창업 지원, 유휴지 방지 등을 추진 방향으로 잡았다.
‘스마트농업 고도화’는 스마트팜과 스마트축산 단지를 조성해 공동영농 모델을 구축하고 농축산물 생산 및 수급 관리를 위한 상세 데이터를 지원해 전문화, 규모화, 정밀화된 농축산업 실현을 기대했다.
‘농식품 유통시스템 혁신’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 및 인력 절감을 위해 스마트 APC 시범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정보화와 자동화를 촉진시키는 한편 품목중심 생산유통통합조직과 자조금 육성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매력적인 농촌공간 조성’은 임대·분양형 리브투게더 등 쾌적한 정주여건으로 지역민의 만족도를 증대해 생활인구 유입을 확대시킨다는 복안이다.
‘탄소중립 농업경제로 전환’은 지속가능한 농업 및 먹거리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축산분뇨의 자원화와 친환경농업 실천의 확대, 밀과 콩 중심의 전략작물 생산과 논 활용안 등을 제안했다.
용역은 이번 5대 전략과제의 연차별 투자계획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간 3000억원 수준으로 총 1조5천억원이 소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김태흠 지사는 모두발언을 시작하지마자 “회의 전 용역보고서를 접했는데 제목을 붙인다면 ‘헛 것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땅 1000평이상 농업인 규정에 국가 지원금만 2조 원이 넘는데 이 돈이면 연금제도 가능하다”면서 “이번 연구가 농업·농촌의 구조와 시스템 등 본질을 바꾸어야 하는데 핵심을 진단하지 못하고 건드릴 엄두조차 못냈다”고 질타했다.
김 지사는 또 네덜란드 농업의 예를 근거로 들며 “네덜란드는 농업인구가 20만명으로 우리나라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생산량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며 “농업이 산업으로 전환하려면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역보고후 질의응답에서는 다소 누그러진 모습도 보였다.
김 지사는 “기존 농업·농촌 구조 속에서 어떻게 바뀔 것인가는 많이 들어갔지만 지방정부가 하기 벅찬 부분이라도 농지문제를 정확히 짚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촌은 수익이 보장돼야 인구를 늘릴 수 있다”면서 “빈집도 농지로 정리해서 대농으로 가야한다. 스마트팜 단지화해 노장청이 함께 어울리는 형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비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