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공존’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원을 순환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기업들의 이익 환원 아이디어도 더욱 세밀해졌다. 사회와 환경의 접점을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은 어디까지 와있을까. 지속가능 사회의 모범이 되는 역점사업을 모아봤다. [편집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가동원전의 뛰어난 운영실적과 글로벌 원전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원전 세일즈로 원전 운영·건설 역량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불시정지 건수는 전 세계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운영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최초로 지난해 호기당 원전 정지건수 0.08건을 달성한 것이다.
2022년 기준 프랑스 11.8건, 러시아 0.95, 미국 0.65건에 비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한수원은 이를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예측진단 모델’을 통해 국내 가동원전 주요 설비 1만2000여 대의 상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한수원의 통합예측진단센터에서는 설비들의 상태를 살피고,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조치하도록 발전소에 통보한다. 지난해 자동예측진단기술을 활용해 총 14건의 고장을 예방하며 약 14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효과를 봤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연재해 감시시스템(NGAD, Nuclear Guardian Against Disaster)도 있다.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 시 원전 운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자동으로 계산해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정확한 예측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원전 정지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단 1건도 없었다.
이처럼 원전의 안전성을 높임과 동시에 이용률 또한 크게 높였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은 81.8%로, 최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원전 발전량으로는 역대 최대인 18만436GWh(기가와트시)로, 국내 총 전력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특히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에너지원별로 전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은 1kWh(킬로와트시) 당 12g으로, 석탄 820g, LNG(액화천연가스) 490g, 태양광 27g, 수력 24g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동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실적과 더불어 글로벌 원전시장에서도 한수원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탈원전 정책 폐기 이후인 2022년 8월, 한수원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을 수주하며 글로벌 원전시장 입지를 되찾았다. 지난해 8월 엘다바 1호기 주요 마일스톤인 최초 콘크리트 타설을 마쳤다.
또, 한수원은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에 대한 원전 단일설비 역대 최대 규모의 삼중주소제거설비(TRF) 사업을 수주한 바 있으며, 체코에서는 2018년부터 ‘팀코리아’ 공동협의체를 구축하고 두코바니 5호기 입찰에 뛰어들었다.
체코 정부가 입찰 규모를 당초 1200MW(메가와트)급 이하 1기에서 4기까지 확대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수주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