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국 대중정당 표방하면서도 ‘부산 민심’은 예외?

민주, 전국 대중정당 표방하면서도 ‘부산 민심’은 예외?

李헬기런·산업은행 이전 침묵·엑스포 유치 미온적 태도 등 총선 큰 악재
“부산 민심, 尹 엑스포 유치 통한 부울경 발전 진정성 통한 것”
민주당 부산 민심 회복 기미 없어 더 큰 문제
‘엑스포’ 유치 열정 전재수 의원만 부산서 유일 생존

기사승인 2024-06-05 13:22: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주권시대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믿고 뽑았더니 뒤통수 맞았다는 정서가 가득”

전국을 아우르는 대중 정당을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총선 부산에서는 단 1석만을 얻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과거 부산 지역에서 최대 5석까지 당선되는 등 파격적인 결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패인에는 여러 분석이 있겠지만 민주당에 실망한 지역 정서가 투영됐다는 해석이 가장 많다. 이재명 대표의 부산대병원 ‘헬기런 이슈를 비롯해 미온적인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 산업은행 이전 이슈에 대한 선택적 침묵 등 부산 민심을 거스를만한 것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 이후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했다는 점이 부산 민심의 동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부산대병원도 높은 수준의 의료 수준을 가진 병원으로 내심 부산 지역민들은 이 대표가 부산에서 치료받고 서울로 옮기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 대표가 헬기로 급하게 이송하는 ‘헬기런’ 행보를 보이자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한 내실 있는 지역 균형 발전을 늘 주장했던 정당이었던 만큼 이중적 행보라는 비판과 뭇매를 맞았다.

부산시민들이 염원하는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택적 침묵도 총선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후보 시절 공기업과 공공기관 200여 곳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정작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러한 점을 총선 기간 동안 적극 활용했으며, 실제로 민주당이 부산 지역에서 참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지난해 11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도 민주당의 부산 민심 회복이 쉽지 않을 거란 사실이다. 전국 대중 정당을 표방하지만, 부산에서는 이미 실망 정서가 만연해 있다. 

특히 부산엑스포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부산 지역민들의 뇌리에 박혀 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쿠키뉴스에 “이번 총선에서의 국힘의 완승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통해 부·울·경 발전을 이루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해 부산 시민들의 화답”이라며 “현 정부만큼 뚜렷하게 부·울·경의 미래 발전 전략을 제시한 정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야당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진심이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늑장으로 사우디가 먼저 유치전에 나서게 됐고, 윤석열 정부가 힘든 싸움을 했다는 것을 부산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부산에 적을 둔 한 민주당 원외위원장은 “전재수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유명할 뿐 아니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도 땀 흘린 민주당 의원이라는 인식이 있어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실망한 부산 민심을 어떻게 회복시킬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부산을 찾아 22대 총선 낙동강 벨트 참패의 원인을 분석해 진정한 승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지역구 18석 중 단 1석만 승리한 것에 대한 패인을 찾아 향후 지선과 대선에서는 승리하자는 촉구 메시지다. 

다만 정작 부산 무시 정서를 확산시킨 이 대표 본인에게 책임의 소재가 있으면서 ‘유체이탈식’ 화법을 한 게 아니냐는 냉혹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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