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역사왜곡 저지 유족 비상대책위원회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역사 왜곡 행태를 규탄했다. 위원회에 여순사건 전문가는 없고, 뉴라이트·막말 극우인사로 채워져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유족 비대위는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순사건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력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순천을 지역구로 둔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주철현·조계원·권향엽 의원이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7월 ‘여순사건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시행됐음에도 여전히 진상규명을 위한 여순사건위원회 활동이 부진하다는 점과 구체적인 활동에서 역사 왜곡 행태가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요구를 전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진상조사위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간 현장답사를 위해 순천과 여수를 방문했다. 다만 유족과 면담은 진행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한 것이라면 희생자 조사를 통해 피해유형, 피해실태, 결과 등을 파악해 실제적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이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유족 비대위는 부실한 진상조사에 더해 ‘짜맞추기’식 용역으로 졸속 보고서로 마무리 지르려는 태도도 비판했다. 이들은 “희생자 결정이 채 90%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 않겠느냐”며 “기획단은 제주 4·3 출병을 거부한 14연대 군인들의 행위를 반란으로 결론 내려놓고 짜맞추기식 용역을 통해 보고서를 대충 던져놓고, 민원 처리하듯 해결하려고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로 제정된 여순 진상규명 특별법을 어기고 있는 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실태를 낱낱이 밝혀주길 바란다”며 다음과 같은 요구를 전했다.
이들의 요구는 △특별법 시행 2년이 넘도록 채 9%도 안 되는 희생자 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 파악 및 조사기간 연장 △진상조사기획단 및 2기 중앙위 밀실야합 구성 책임자 처벌 △여순위원회 중앙지원담 및 전남 실무위 업무실태 파악 및 조사인력 확충 △진상조사보고서 관련 일체의 용역 발주 철회 △역사 왜곡 시도하는 여순사건 진상조사 기획단의 해체 및 재구성 방안 강구 등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