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혈세 쏟은 한강변 중랑구립파크골프장…장마철 수해 대책 없다

[단독] 혈세 쏟은 한강변 중랑구립파크골프장…장마철 수해 대책 없다

중랑천 상습 침수 지역…홍수 대책은 가동형 구조물뿐
매년 유지보수에 12억 이상 들어…관리 제대로 안돼
골프장 건립 적절한 곳 아냐…집중호우 시 범람 위험 증가

기사승인 2024-06-13 06:00:02
중랑구립파크골프장.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 중랑구가 중랑천변에 파크골프장을 개장했다. 중랑천변은 서울 내 상습 침수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골프장 침수를 대비한 수해 대책은 취약한 상황이다. 중랑천변에 설치된 체육시설이 집중호우 시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하천 범람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중랑구는 지난 4월 중랑구립파크골프장을 개장했다. 지속적인 주민들 건립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9월 착공한 뒤 12월 준공했다. 총 9홀, 8248㎡의 규모다.

골프장이 세워진 중랑천변은 한강 상류에 내리는 집중호우로 매년 물난리를 겪는 구간이다. 지난해에는 수위 상승으로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이 전면 통제됐다. 지난 2018년에는 중랑천 범람으로 월릉교 밑을 지나던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되면서 1명이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상습적인 침수가 우려되는 곳이지만, 둔지 범람에 따른 대책은 없다. 범람 시 부유물이 골프장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가동형 휀스를 설치한 것뿐이다. 이는 수동적으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그물형 구조물이다.

구는 현재 중랑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파크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장마 등 중랑천 둔치가 범람 시에는 매년 잔디를 복구한다. 구는 하천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한 연간 단가 계약을 매년 초 12억 정도로 편성했으나 올해부터는 파크골프장 유지보수로 인한 집행액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리적 특성상 중랑천변은 골프장 건립을 하기에 적절한 곳도 아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골프장에 언둘레이션을 주기 위해 성토를 하면 통수 단면이 축소되면서 수위 상승이 된다”며 “중랑천은 고수부지도 적은 곳”이라고 말했다. 언둘레이션은 골프장 바닥 잔디에 굴곡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통수단면은 물이 통과할 수 있는 면적을 이른다. 흙을 쌓아 올리면 물이 통과할 수 있는 면적이 줄면서 일부 물은 통과하지 못한다. 집중호우 시 수위가 차오르면서 하천이 범람할 위험이 커진다.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선 고수부지(둔치)가 많아야 한다. 물이 차오르는 것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랑천은 고수부지가 적은 곳으로 꼽힌다. 더구나 휀스까지 하천을 가로막고 있어 관리조차 제대로 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물과 고수부지 사이 호환이 관리돼야 하는데 휀스를 하천 가까이 친다. 하천관리자들이 들어갈 수 없어서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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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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