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1번가 새주인 될까…성사 가능성은

오아시스, 11번가 새주인 될까…성사 가능성은

오아시스 “11번가 인수 검토 중, 방식은 아직 미정”
11번가 매각 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예상
“인수 이후 충성고객 이탈·사업 축소 우려도 있을 것”

기사승인 2024-07-05 06:00:02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오아시스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 매각을 주도하는 재무적 투자자(FI)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인수의향서를 전달했다.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앤큐(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FI들은 매각 방식과 절차를 검토 중으로, 아직 오아시스 측에 인수의향서에 대한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오아시스 측은 회사 주식 일부와 관계사인 물류업체 신주를 11번가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인수 의향서를 내고 FI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 중인 단계이나 확정된 건 없으며, 인수방식도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기대 이하 공모가를 써내며 IPO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오아시스 기업가치는 7000억원대로 평가 받았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하면 기업 가치는 7000억원대에서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번가의 매각 희망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때 몸값이 2조원이 넘었으나 2022년부터 2년 연속 10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내면서 가치가 쪼그라들었다.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 이래 매년 흑자를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1289억원의 매출액과 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1147억원)보다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9억원)보다 567%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13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오아시스가 올해 영업이익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핵심 사업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꾸준히 흑자를 내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11번가는 FI 주도로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FI들은 2018년 자금 회수를 위해 5000억원을 투자해 11번가 지분 18.18%를 인수했고, 최대 주주인 SK스퀘어는 5년 내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에 나선 배경은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오아시스마켓이 보유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역량과 11번가의 이커머스 역량 시너지를 내는 한편 IPO 몸집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양사의 시너지 창출 효용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선식품은 물론 오픈마켓과 직구 플랫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IPO 추진을 위한 11번가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며 “11번가도 마다할 이유가 딱히 없어 성사 가능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각 시 오아시스의 물류센터 및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의 이점을 11번가가 활용할 수 있고, 오아시스 입장에서도 11번가의 상품 다양성을 통해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기존 11번가가 SKT를 통해 보유했던 차별화 요소가 없어지면서 충성고객 이탈과 사업 축소의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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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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