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포기?”…불법 마약판매 광고 늘었는데, 수사의뢰 ‘0건’

“마약과의 전쟁 포기?”…불법 마약판매 광고 늘었는데, 수사의뢰 ‘0건’

기사승인 2024-09-24 11:18:51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온라인에서 마약류를 판매하는 광고 적발 건수가 올해 3만건이 넘었지만, 경찰에 넘긴 사례는 0건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온라인 판매 광고 적발 건수가 2023년 1만1239건에서 2024년 8월 3만4162건으로 3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 마약은 2023년 180건에서 2024년 8월 813건으로 약 4.5배 늘었다. 향정신성의약품 또한 같은 기간 9738건에서 2만6392건으로 약 2.7배 증가했다. 대마, 임시마약류 등의 경우 1321건에서 6957건으로 약 5.3배 급증했다. 

마약 판매광고 적발 건수가 증가한 건 모니터링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담당 인원을 2.5명에서 올해 6.5명으로 증원했다. 이들은 마약류 온라인판매 게시물을 발견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해당 사이트 관리자 측에 사이트 차단, 게시물 삭제 등을 요청하는 조치를 취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적발이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불법 마약류 온라인 판매광고를 3만4162건 적발해놓고, 경찰청에는 단 한 건의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다.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통틀어 보아도 총 적발 건수 7만2988건 중 36건, 0.05%만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선민 의원은 “식약처는 경찰청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불법 온라인 마약 판매를 뿌리뽑겠다고 했다”면서 “불법마약 판매를 3만건이 넘도록 적발하고도 실제로는 수사 의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하겠다며 큰소리쳤지만, 실제로는 마약과의 전쟁을 포기한 셈”이라며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는 마약이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활개칠 수 없도록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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