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되풀이’…“급한 불 끄기식 대처 고쳐야”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되풀이’…“급한 불 끄기식 대처 고쳐야”

기사승인 2024-10-10 15:14:45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되풀이되자 정부를 향해 “급한 불 끄기식 대처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성분명 처방, 의약품 수급관리센터 구축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안정한 필수의약품 수급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어린이들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조차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제도는 많지만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분석한 것은 없다. 제약사가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 급한 불을 끄는 식으로 대체약을 찾는 게 식약처의 현 주소”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2023~2024년도 어린이용 의약품 수급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아제약 ‘씨투르현탁정 100mg’ , 안국약품 ‘시네츄라 시럽’ 등 어린이 감기약이 식약처 공급중단보고대상으로 지정됐다. 이 중 천식 및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씨투스현탁정100mg은 공급량 대비 소비량이 최대 150%에 달한다. 기관지 천식 치료제인 ‘벤토린네뷸 2.5mg’은 국가필수의약품이자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됐지만, 매년 품절 안내를 공지할 정도로 공급 부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8월부터 내년 4월까지는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김 의원은 “제약사 수익 구조, 저출생, 계절적 요인 등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며 “원인별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운영할 것이 아니라 의약품 수급관리센터 등 흩어져 있는 제도를 개편하고 확실한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분명 처방을 통해 의약품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제네릭(복제약)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품질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9.6%였다. 의사가 제네릭을 처방해주면 복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81.4%가 동의했다. 서 의원은 “제네릭에 대한 신뢰는 낮지만 의사가 처방하면 신뢰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생물학적 동등성이 같아 효과가 동등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타이레놀 품절 대란이 일어난 바 있지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의약품만 70여종이 있었다”며 “제네릭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제 일반명칭(INN) 도입이나 성분명 처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어린이들의 의약품 공급 부족 문제는 안보와도 연결될 수 있다”면서 “약품 때문에 대란을 일으키고 뺑뺑이 도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민관협의체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오 처장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 민관협의체에서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상세한 사항은 종합감사 때까지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분명 처방은 복지부 주관 사항으로, 논의가 시작되면 식약처도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