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건 처리에 불복해 다시 신고해도 사건 심사가 시작되는 경우는 5건 중 1건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신고 심의도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 인용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재심위에 올라간 심의 안건 346건 중 19.4%인 67건만 인용되는 데 그쳤다.
연도별 인용율은 적게는 15.5%(2020년), 많아도 24.0%(2023년)에 그쳤다. 올해 8월까지 재신고 인용율은 15.4%에 불과했다.
재신고란 공정위가 심사 불개시, 무혐의 종결 등으로 이미 처리한 사건을 다시 신고한 경우다. 재신고가 접수되면 공정위는 상임위원 1명, 민간위원 2명으로 구성된 재심위를 열어 재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조 의원은 재심위의 재심사 착수가 저조한 것은 재심위 논의 구조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심위는 여러 사건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가량 서면으로 열린다. 재심위원들이 공정위로부터 안건 관련 자료와 의안서를 받고, 의안서에 재심사 착수 여부를 표시해 회신하는 방식이다.
조 의원은 공정위가 재심위원들에게 제공하는 자료에 공정위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재심위원들에게 안건을 송부할 때 원신고서, 원신고사건 검토보고서, 재심사 여부 검토보고서, 심결보좌담당관 검토보고서를 송부한다. 여기에 재심사 여부에 대한 자체 판단을 담는다. 재심위 절차가 공정위 판단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데 그친다는 설명이다.
조승래 의원은 “공정위가 재신고에도 불구하고 심사를 거부할 경우 피해자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 외 사실상 구제받을 길이 없다”며 “재심위 절차를 내실화하고,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재심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