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다음 날인 지난 4일 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 모임(안가모임)에 김주현 민정수석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친목모임이라고 했는데, 당시 (안가모임) 참석자가 누구냐’고 물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주현 민정수석을 포함, 네 사람이 참석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당시 차량이 2대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수행진을 대동한 차량 2대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 것 아니냐’고 물은 전 의원의 추가 질의에는 “아니다”라며 “일단 제가 그날 세종에 있었기 때문에 KTX를 타고 올라가서 택시를 타고 그 자리에 갔다”고 말했다.
앞서 이 처장과 박성재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세 사람이 안가에서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엄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박 장관은 “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보자 해서 만난 것”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이러한 해명에도 민주당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전 의원은 “모두 대통령의 최측근들이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며 법률 전문가들인데, 안가에 모여서 그냥 한가하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누가 믿나”라며 “계엄 선포와 적어도 (계엄) 관련된 법률 검토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 역시 “(두 사람의 주장을) 누가 믿겠나”라며 “"핵심 관련자들이 모이면 당연히 모의했을 것 아니냐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부적절한 처신을 한 여러분들을 탓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처장은 “죄송하다, 처신을 잘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에서 이 처장은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에 합류할 의사가 있냐’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현직 법제처장인데 제가 어떻게 참여하겠느냐”라며 “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하다. 이 사태가 정리된 뒤 정부가 바뀔 때까지 우리 법제처를 잘 지키다가 물러나 사인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윤 대통령은 법률대리인 선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장과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79학번·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이 처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징계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에서 대리인을 맡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