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암 치료에 무조건 좋다?…‘이 암’ 환자에겐 외려 독

비타민D, 암 치료에 무조건 좋다?…‘이 암’ 환자에겐 외려 독

기사승인 2025-02-06 16:28:07
혈중 비타민D 수치에 따른 사망 위험비. 서울아산병원 제공

고용량 비타민D 주사가 여성 담도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별에 관계없이 비만도가 낮으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무분별한 고용량 비타민 투여를 자제하고 암종 및 성별 등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유창훈 종양내과 교수팀이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의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관계를 분석한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성별 및 체질량지수(BMI)와 같은 환자 특성에 따라 생존율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173명의 혈중 25-하이드록시 비타민D 수치와 생존율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환자군에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위험도가 15%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도 그래프가 뚜렷하게 우상향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성 환자군에서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으로 낮은 환자군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위험도가 5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타민D가 암 환자 치료 성적에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일반 관념과 상충하는 결과다. 연구팀은 암종에 따른 생물학적 특성 차이 및 성호르몬과의 상호작용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담도암은 생물학적 특성과 진행 양상이 다른 희귀 암으로, 담도암 세포에서 비타민D 대사 관련 유전자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과 비타민D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쳐 여성 담도암 환자 예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높은 비타민D 수치는 암세포의 성장 억제를 방해하거나 주변 조직의 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암 진행을 촉진했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당수의 암 환자들이 맹신하는 비타민D에 대해 주의해야 할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비타민D가 담도암에서 어떤 생물학적 역할을 하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캔서 메디신(Cancer Medicine, 피인용지수 2.9)’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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