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 정부·경제계 낙관론 비판고조

환율급등에 정부·경제계 낙관론 비판고조

기사승인 2009-02-18 15: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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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정부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들이켰나?’

1월 효과에 도취됐던 정부가 방심한 틈을 타 환율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7일째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날보다
달러당
12.5원상승한 146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일간 87.0원 급등하면서 지난해 12월5일1475.5원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한때 1476.0원까지 치솟았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14.89원 상승한 1,588.74원을 기록, 지난해 12월5일(1598.97원)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날 주가도 폭락하면서 한때 11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포인트 내린 1113.19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지난해 9월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진행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 전세계 금융위기를 가져왔다면 올 초 위기는 동유럽 등 유럽발 금융혼란이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동유럽 경제에 노출된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스웨덴과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은행들은 동유럽 대출의 84%를 차지하고 있고 동유럽 부실 채권 비율은 이미 10%를 넘어선 상황이다. 동유럽 금융시장의 붕괴는 곧바로 유럽금융권의 혼란을 야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외악재를 막기는 어렵다 할 지라도 올해 들어 정부와 경제계의 위기대처 자세가 지나치게 안이했다는 지적을 면기 어렵다. 특히 1월과 2월초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기조에 정부가 도취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코스피시장에서 87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더니 지난달에도 7700억원을 순매수했다. 정부 등은 이를 두고 “우리 글로벌 기업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환율이 저평가 되고 있는 점이 되레 한국경제의 매력으로 꼽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정부 일각 및 금융권에서는 “바이코리아가 재개 되는 것 아니냐”고 들떠있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 실적과 고용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악재까지 겹칠 경우 우리 경제역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외면했다. 정부와 경제계의 지나친 낙관론이 방심을 불렀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지난해와 같은 금융패닉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1월 실물경제 성적이 급격히 추락한 점에 비춰 막연한 낙관을 피력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3월 위기설(일본계 은행의 외화자금 회수로 촉발될 것이라는 위기설)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위기설과 실제 위기가 도래한 상황을 접한 국민들은 정부의 이같은 확언도 미심쩍을 수 밖에 없다. 위기 대처를 위한 확실한 청사진이 필요할 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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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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