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못 끊는 나, 당뇨병 위험할까 [그랬구나]

디저트 못 끊는 나, 당뇨병 위험할까 [그랬구나]

기사승인 2023-06-10 06:00:04
쿠키뉴스 자료사진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6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다. 2020년 기준 환자가 605만명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30·40대 환자도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젊은층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약과쿠키, 생크림빵, 크로플, 마카롱 등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당뇨병에 관한 궁금증을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상준 순천향대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Q.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나요? 반대로 단 음식을 자주 먹지 않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은지 궁금합니다.

정인경 교수=단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설탕, 꿀, 사탕, 초콜렛, 주스, 탄산음료, 가당음료와 같은 단순 당을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찌고 비만하게 됩니다. 당 흡수가 빠르게 일어나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췌장의 인슐린을 과다 분비 시켜 배고픔이 더 심해지고, 다시 단 음식을 자꾸 찾게 되기 때문이죠. 비만해지면 인슐린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않게 되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박상준 교수=반대로 단맛이 나는 모든 음식을 먹지 않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한 연구에서 과일 중 포도, 사과, 바나나, 배 등을 섭취한 군에서는 2형 당뇨병이 줄었다는 연구가 있었고, 과일 섭취량 증가가 반드시 당뇨병과 연관되지는 않았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이죠. 과일에는 필수 영양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알맞은 양의 섭취가 필요합니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채소를 포함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Q.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먹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을까요?

정창희 교수=현재 대체감미료의 안정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대체감미료를 사용하면 식품의 열량이 낮아져서 비만 예방이나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는 의견과 대체감미료는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되레 당뇨병이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새로운 의견이 있습니다. 

박상준 교수=현재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대체감미료라고 일컬어지는 비영양감미료의 섭취가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근거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네요.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추려고 노력한다면, 설탕이든 대체감미료든 포함되지 않은 것을 먹는 것이 안전하겠죠. 

정인경 교수=단순 당 섭취를 줄이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대체감미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공감미료나 천연감미료는 설탕과 같은 단맛은 있으나,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급격히 혈당을 올리는 설탕 같은 단순당을 피하고, 단당류 섭취를 줄이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대체감미료를 이용하는 것도 혈당을 낮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Q. 스트레스나 수면도 당뇨와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정창희 교수=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교감신경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식욕을 촉진하고 지방을 축적시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도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수면 시간과 당뇨병 발병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짧은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긴 수면 시간 또한 2형 당뇨병 발병의 위험인자로 제시됐습니다. 수면 시간과 별개로 수면의 질 또한 당뇨병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면의 개시와 유지의 문제 모두 2형 당뇨병 발병과 관련이 있습니다. 

Q.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으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가요?

정인경 교수=부모님 중 한분이 당뇨병이면 자녀 중 25%에서 당뇨병이 걸릴 수 있고, 부모님 두 분이 당뇨병이면 자녀 중 50%에서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유전적으로 인슐린의 작용과 분비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족 중 당뇨병이 있다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 비만하지 않도록 식사와 운동요법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당뇨병 전 단계라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박상준 교수=2019~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30세 이상 성인 중 15.6%는 당뇨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44.3%가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합니다. 5명이 모이면 그 중 2명은 당뇨병 전 단계라는 이야기죠.

당뇨병 전 단계는 당뇨병으로 이행하기 전 단계로, 쉽게 이야기하면 정상과 당뇨병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아직까지 완치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평생 당뇨병 환자이지만, 당뇨병 전 단계는 정상화가 가능합니다. 

자신이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한다면,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알려진 당뇨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은 세 가지입니다. 1. 식습관을 교정한다. 2. 150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한다. 3. 과체중 혹은 비만인 경우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한다.

Q. 당뇨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까요?

정창희 교수=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 인자인 비만, 고지방 식사, 스트레스, 음주 등을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특히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은 비만이 생기지 않도록 식사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또한 무증상기의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 35세 이상이면서 비만이나 고혈압, 직계가족 당뇨병이 있는 경우 등은 매년 혈당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그랬구나. 단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당뇨병에 걸리는 건 아니다. 다만 많이 먹을 경우 비만해져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지니 주의하자.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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