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특고압선(15만4000볼트) 지중화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멈췄던 공사가 다시 시작되며 거센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15일 안양시와 LG유플러스 등에 따르면 지중화 구간 전수조사 결과 네 군데에서 기준치 미달이 확인됐다. 3곳은 아스콘 포장 두께가 기준치(15㎝)에 미치지 못했다. 안양 만안구 한 유치원 앞 35m 구간, 안양 동안구 A 아파트 앞 145m 구간, 동안구 B 아파트 앞 120m 구간 등이다. 아스콘 포장 두께가 8㎝에 불과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안구의 한 아파트 앞 60m 구간에서는 양질의 토사가 있어야 할 지점에서 호박돌이 나왔다.
담당 구청들은 LG유플러스에 4구간에 대한 재시공을 통보했다. 오는 16일까지 재시공을 위한 조치계획서를 접수·검토한 후, 지중화 구간 공사 중지 명령을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안양시 관양동에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해왔다. 오는 3분기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특고압선 매설을 두고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모임은 특고압선 지중화를 위한 안양시의 도로 굴착 허가가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기간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의 준공 허가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멈췄던 공사가 재개될 경우, 주민 불안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시민들은 지중화된 특고압선이 너무 낮게 매설됐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고압선은 안양시 내 7㎞ 구간에 지하 1~2m 깊이로 깔려있다. 얕게는 69㎝로 묻힌 구간도 있다.
지난 11일 열린 ‘LG유플러스 특고압선로 현실적 해결 방안을 위한 시민 의견 청취’ 간담회에서 안양시가 데이터센터 공사를 취소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시민이 “현실적인 대안은 허가 취소뿐이다. 적법하지 않은 부분이 확인된다면 (특고압선을) 파내고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발언 후 박수가 쏟아졌다.
주민 반발에 지역구 의원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동안구와 만안구를 지역구로 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과 강득구 민주당 의원 등도 해법 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 전자파 불안 해소를 위해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법안도 발의했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시민대표단과 협업해 대응한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변수는 감사원 감사 결과다. 특고압선로 지중화공사 반대를 위한 안양 시민모임은 앞서 감사원에 안양시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지중화를 위한 도로 굴착 허가가 적법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준공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