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를 쌀독으로…‘가전하향’ 몹쓸 정책의 허상

세탁기를 쌀독으로…‘가전하향’ 몹쓸 정책의 허상

기사승인 2009-02-13 17:48:02
"
[쿠키 지구촌] ‘세탁기를 쌀독으로, 냉장고를 금고로 사용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 사이트 인민망은 13일 평론을 통해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의 허상을 이렇게 꼬집었다.

지난 1일부터 14개 성과 시로 확대 실시하고 있는 이 정책은 농민들이 가전제품을 살 경우 구입가격의 13%를 정부가 보조해 주는 것이 골자다. 중국 당국은 이를 실시하면서 2012년까지 농촌 내 가전제품 판매대수가 6억대에 달할 것이며 금액으로는 1조6000억위안(3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쉬런 재정부장은 “내수 진작 뿐 아니라 농민들의 복지수준을 높이고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가전업체들의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촌에선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세탁기는 쌀독으로, 냉장고는 금고로 활용하고 컴퓨터와 전자레인지 등 기타 전자제품은 묶어서 선반위에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가난한 농민들이 일단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줘 물품을 구입하긴 했지만 전기세를 절약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데다 사용방법도 복잡해서 그렇다고 한다. 집 밖에 나가면 채소와 과일이 있는데 굳이 냉장고를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손빨래 등 기존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은 탓도 있다. 가전제품을 생활필수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인민망은 ‘농촌의 실질적인 소비능력과 습관을 파악하는게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 ‘관념 하향’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히딩크 "맨유 따라잡을 수 있다"
▶기아차노조 '억지 야근' 고통 분담은 남의 일?

송영길 "삼성경제연구소는 싱크탱크가 아닌 마우스탱크"

▶지석진―이혁재,방청객에 막말 논란
▶문근영 "동방신기는 단순한 아이돌 아니야"…시아준수 가창력 극찬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