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형님 재판에 국민들께 송구…불편함 표현할 형편 아냐”

노무현 “형님 재판에 국민들께 송구…불편함 표현할 형편 아냐”

기사승인 2009-02-13 20:44:02

[쿠키 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형 노건평씨 구속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금년 안에는 더 이상 방문객들과의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해왔다.

노 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글을 올려 “형님이 재판을 받고 있는 마당이니 국민들에게 오로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회동에서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나를 도와서 일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좀 가혹하다 싶을 만큼 수사를 받았다는 말은 듣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밖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할 형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회동에서 나온 ‘세상을 바꾸었느냐. 권세를 누렸느냐’는 발언과 관련해 “이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혼자 생각해 오던 것”이라며 “과연 어떤 소망을 가지고 정치를 했던 것인지 저 스스로도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세상을 고치고 바꾸자고 한 일이었다면 이루어 놓은 일이 너무 적고, 권세를 탐하여 정치를 한 것이라면 저나 제 주위 사람들이 치른 대가가 너무 많았다”며 “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감옥을 다녀오고 상처 입고, 제 스스로도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고 상처 입고, 남은 생애마저 자유롭지 못한 형편을 생각하면 그렇다”고 복잡한 속내의 일단을 털어놨다.

그는 “시대를 뛰어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직 제가 인생의 회한이나 이야기하고 있을 나이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와의 회동에서 4월 재선거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정동영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언급됐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정동영씨 이야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장문의 글을 통해 ‘형님’과 관련한 심경을 밝힌 그는 “회원 여러분, 모두들 건강하시고 어려운 시기 잘 넘기시고 만사형통 하시기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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