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韓―日전이 너무 많다고? 야구는 원래 그래

WBC 韓―日전이 너무 많다고? 야구는 원래 그래

기사승인 2009-03-23 15:59:02

[쿠키 스포츠] 한국과 일본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자 “또 한-일전이냐. 이젠 정말 지겹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와 4강 토너먼트를 통틀어 9경기 중 5번 맞대결을 갖는다. 결국 당초 ‘우려했던’ 시나리오대로 된 셈이다. 한-일전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사실. 그러나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 아는 것처럼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겠지만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정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쯤 되면 두 팀의 선발 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웬만큼 승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번 결승전 승부는 예측 불허다. 1점 차 승부(한국이 1대0으로 승리)였던 9일 경기의 두 팀 선발이었던 봉중근과 이와쿠마 히사시가 다시 나오기 때문이다.

지나친 투수 의존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장치가 바로 맞대결을 여러 번 갖게 하는 경기 운영방식이다. 그래서 축구나 다른 종목에 비해 야구의 정규시즌 경기수는 훨씬 많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에 팀당 162경기를 치른다. 국내 프로야구만 해도 올시즌 팀당 133경기를 갖는다. 팀간 맞대결은 19차례나 된다. 프로축구 K-리그 정규리가 팀당 28게임, 팀간 승부가 2경기인 것과 비교하면 야구는 같은 상대와 지나칠 정도로 자주 만난다. 축구에 비해 야구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훨씬 적은 것도 장기 레이스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정규리그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또는 포스트시즌) 경기 운영방식도 야구가 장기전이다. 축구의 경우 플레이오프제를 실시하고 있는 리그에서는 보통 단판승부나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한다. 그러나 야구는 5전3승제 또는 7전4선승제로 운영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WBC에서 한국과 일본이 5차례 맞대결하는 것은 적정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결승전에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올라갔다면 두 팀의 맞대결도 4번째다. 한-일전만 유난히 많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은 2라운드까지 4차례 맞붙어 2승씩을 나눠 가졌다. 5차전인 결승전이야말로 진짜 승자를 가리는 최후의 일전.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볼 수밖에 없는 경기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지는 쪽에서는 “이왕 이렇게 된 것, 7전4선승제로 하자”고 억지를 부릴지도 모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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