꿸 단추 2개 남은 한―EU FTA

꿸 단추 2개 남은 한―EU FTA

기사승인 2009-03-23 16:39:09
[쿠키 경제] 2007년 5월 첫 협상 개시 이후 1년 10개월여 동안 진행돼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타결까지 꿸 단추가 두 개만 남았다. 하나는 관세 환급과 원산지 표기, 농산물 분야 등 정치적 결정이 필요한 쟁점을 마무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내 농축산인들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것이다. 양측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타결엔 정치적 결정이 필요

23일부터 시작된 8차 협상에 앞서 양측은 이달 초 수석대표간 협의를 통해 핵심쟁점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를 통해 8차 협상 논의 목록에 올라있는 자동차 비관세와 서비스 분야 등은 무리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관세 환급과 원산지 규정, 농산물 분야 협상은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목적의 원자재나 부품 수입에 대해선 관세를 환급해줘야 한다는 우리나라와 이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고, 특혜관세 적용대상을 판별하는 핵심 기준인 원산지 문제도 타결이 쉽지 않다. 이혜민 통상교섭본부 FTA 교섭대표는 “관세환급 문제는 제도적 원칙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성격이 있다”며 “통상장관회담까지 가져가야 할 이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축산업계 설득이 마지막 단추

EU측은 자동차 분야 만큼이나 냉동 돼지고기(관세율 25%) 등 축산물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EU측은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 철폐를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이고, 우리는 국내 수입 돼지고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EU 제품의 관세 철폐는 양돈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소 7년 이상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농산물은 상대국이 어디든 간에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일방적 경제논리만 앞세워 FTA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농민단체 대표자들은 8차 협상이 진행중인 외교통상부 앞에서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농업의 존폐를 결정짓는 초민감 품목이라는 것을 안다면 관세철폐 유예라는 달콤한 사탕발림이 아니라 온몸을 던져서라도 한·EU FTA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농축산업계를 제대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종착역에 다다른 협상 타결의 마지막 이슈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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