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잇단 결장…‘순둥이 성격’탓?

박지성 잇단 결장…‘순둥이 성격’탓?

기사승인 2009-04-30 13:34:02


[쿠키 스포츠]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장이 너무 잦다. 그의 출전을 고대해온 한국 팬들로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아스널과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 박지성을 기용하지 않았다. 교체선수 리스트에 포함시켰지만 출전 기회를 주지는 않았다.

영국 언론 등 많은 이들이 박지성의 수비 능력을 거론하며 그의 아스널전 선발 출전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퍼거슨 감독은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공격 진용을 짰다. 미드필드에는 안데르손,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를 포진시켰다.


아스널전 결장으로 박지성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포함해 최근 3경기를 잇달아 뛰지 못했다. 실전에서 그라운드를 마지막으로 밟아본 것은 20일 열린 에버튼과의 FA컵 4강전.

맨유는 EPL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시즌 막판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퍼거슨 감독은 왜 박지성을 활용하지 않을까?

FC 포르투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16일)에 결장했을 때만 해도 지친 박지성에 대한 배려로 보였다. 박지성이 포츠머스전(23일)에 기용되지 않을 때까지도 그런 것 같았다.

한때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 박지성은 4월 들어 충분히 쉬었다. 아스널전까지 맨유는 4월에 8경기를 치렀지만 박지성은 3경기만 뛰었다. 풀타임 출전도 없었다. 이젠 너무 쉬어서 실전 감각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박지성이 토트넘 홋스퍼전(26일) 엔트리에서도 제외되자 일부에선 퍼거슨 감독이 아스널전(30일)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지성의 아스널전 결장은 이제 자연스럽게 미들즈브러전(5월2일) 출전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그 3연패를 향해 진군하고 있는 맨유로서는 미들즈브러전 역시 조금의 여유도 보일 수 없는 경기다. 박지성의 미들즈브러전 선발 출전 여부는 결국 주전들의 체력회복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지성의 골 결정력이나 상대에 따른 전술도 퍼거슨 감독에게는 선발 라인업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퍼거슨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해 박지성은 일단 겉으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팀의 모든 경기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게 박지성의 입장이다. 박지성의 순둥이 같은 성격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경쟁이 펼쳐지는 스포츠에서 순둥이 같은 성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나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외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예로 테베스를 들 수 있다. 테베스는 올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자 23일 “나는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원한다. 다음 시즌에 맨유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후 퍼거슨 감독은 테베스를 달래기 시작했다. 테베스는 토트넘전 때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멤버로 나와 그라운드를 밟았고, 아스널전에는 선발 출전했다.

물론 박지성이 테베스와 같은 처지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박지성은 최소한의 자기 목소리는 내야 한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뛸 때 가장 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결장이 계속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재계약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뭔데 그래◀ 또 연예인 마약… 영구퇴출 해야하나

조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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