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오는 7월 생태탐방로로 41년만에 개방되는 우이령길을 지난 21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직원들과 함께 찾았다. 간간이 내리는 봄비 속에 비구름이 낮은 산 봉우리들을 감싸고 돌아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서울 우이동 우이치안센터부터 계곡을 따라 약 1.4㎞에 이르는 포장도로를 지나면 전경대막사가 보인다. 이 곳부터는 숲 속으로 좁은 흙길이 시작된다. 여름철 온 가족이 숲 그늘을 따라 맨발로도 걸을 수 있는 ‘명품 생태탐방로’를 목표로 배수로 공사와 노면 평탄화 작업이 한창이다. 공단 자원보전처 차진열 팀장은 “자연친화적 흙길 옆으로는 국수나무와 같은 키작은 관목류가 생울타리를 이루고, 그 안의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 키 큰 나무들이 길에 그늘을 드리우는 터널 형태의 탐방로를 형성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길 바로 옆에는 국수·단풍·생강·물오리 나무가 많고, 그 안 쪽으로는 소나무, 아까시, 신갈나무 등이 자리잡았다. 공단 관계자는 “주변 식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비작업을 최소로 하고, 숲 속 국수나무 군락지에서 캔 나무를 이식해 국수나무 생울타리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적당한 경사도의 오르막길을 1.3㎞ 걸으니까 우이령길 정상인 소귀고개에 도착했다. 해발 320m인 이 곳에는 길 양 옆을 대전차 방호벽이 지키고 있다.
방호벽 뒤에 미군 공병대가 만든 이정표 비석에는 “미군 36공병단이 이 도로를 1965년 4월24일 개통했다”고 적혀있다.
내리막길은 더 완만한 산책길이지만, 오르막길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숲을 펼쳐 보인다. 아까시 꽃들은 이미 졌고, 흔하지 않은 쪽동백꽃이 탐방객을 반겼다.
내리막길을 1km 가량 걸으니 오른쪽 옆으로 군부대 유격훈련장이 있었다. 여기서부터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군부대 초소까지 2.1km 구간의 비포장길은 군 작전차량과 석굴암으로 가는 사찰차량만 다니고 있다. 도로 폭도 5∼6m로 넓어져 운치가 좀 떨어진다. 마음놓고 맨발로도 걸을 수 있는 구간은 아쉽게도 2.3㎞에 불과한 셈이다. 공단측은 이 구간도 초소 바깥에 주차장을 설치해 차량통행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이령길의 개방이 북한산국립공원을 양분하고 샛길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단측은 “시간대별로 제한된 인원에 한해 탐방예약제나 탐방가이드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샛길 형성을 막기 위해 탐방가이드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이런 제한적 예약탐방제는 앞으로 보호 필요성이 큰 다른 구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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