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15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서방 국가들이 ‘중국 달래기’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며 “미국마저도 경제적 이익을 좇아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고 유감을 표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앞서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지난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내달 워싱턴에 가는 달라이 라마가 오바마를 면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달라이 라마는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중국 방문 이후라도 그와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달라이 라마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전에 그를 만나 티베트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 대표단을 보내 티베트 종교와 문화를 존중한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면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를 ‘오바마의 미들 웨이(Middle Way)’라고 표현했다.
달라이 라마가 1991년 이후 미국 방문시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경우는 지금껏 한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 면담을 거부한 것은 최근 무역분쟁으로 악화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 대통령 사절단의 달라이 라마 면담 자체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떤 외교 관리도 달라이 라마와 만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달라이 라마는 오는 23일 미국 테네시 주 남서부 멤피스에서 연설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이틀간 체류한 뒤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평화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10월4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과 워싱턴에서 강연과 세미나 등에 참석할 계획이다.베이징=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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