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 항소심서도 실형 “봉하대군 행세”

노건평, 항소심서도 실형 “봉하대군 행세”

기사승인 2009-09-23 17:15:00

[쿠키 사회] 세종증권 매각 비리로 기소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조병현)는 23일 세종캐피탈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세종증권을 인수해 달라고 부탁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된 건평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조병현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건평씨를 준엄하게 훈계했다. 그는 이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한 뒤 “건평씨는 평범한 세무공무원을 하다 로열패밀리가 됐으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는 관심이 없었고, 이른바 봉하대군으로 행세했다”고 꾸짖었다.

또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을 직접 찾아가 ‘내 돈 내놓으라’고 호통친 것으로 봐도 가장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부장판사는 “하지만 그렇게 믿고 자랑스러워하던 동생이 죽었고, 이제는 해가 떨어지면 동네 어귀에서 술을 마시고 신세 한탄을 할 수밖에 없는 초라한 시골 늙은이가 되고 말았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점 때문에 가중처벌을 받은 점, 동생을 죽게 만든 형으로 전락한 점을 들어 1심보다 형을 감형한다고 밝혔다. 건평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에 추징금 5억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공범으로 기소된 정광용씨에게는 징역 2년에 추징금 13억2760만원, 정화삼씨에겐 원심대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에 추징금 5억6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1억4814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10만달러,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보냈다는 신성해운 자금 1000만원, 박 전 회장이 미국 뉴욕의 강서회관 사장에게 시켜 전하도록 했다는 2만달러와 이 의원 보좌관을 통해 보냈다는 2000만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양진영 기자
jsun@kmib.co.kr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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