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2010년 한국 영화는, 연초에 <아바타>라는 거대한 흐름 때문에 고전하긴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빛을 발하면서 국내 관객들을 극장가로 끌어들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 박스오피스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8월 첫째주 <인셉션>이 1위를 차지한 이후, 14주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의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보더라도, 10위권 안에 무려 7 작품이 차지했고 20위권으로 늘려도 11편의 한국 영화가 이름을 새겨넣었다.
◇ 다양한 장르 선보인 한국영화
설경구 주연의 113만여명을 모은 <용서는 없다>는 다소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며 ''''정육점 스릴러''''의 수위를 높아지게 했다. 이후 올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인 원빈 주연의 <아저씨> (620만여명)와 국내 첫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이슈가 되었던 <악마를 보았다> (183만여명)는 한국 영화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전통적으로 강세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강세를 보였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270만 여명을 모았고, <쩨쩨한 로맨스>는 12월 1일에 개봉한 160만 여명을 돌파하며 현재까지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김종욱 찾기>는 80만 여명만을 모은 채, 부진하고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또 김혜수와 한석규가 만난 <이층의 악당>도 호평을 받았다.
송강호-강동원 주연의 <의형제> (546만여명), 나문희-김윤진의 열연이 돋보였던 <하모니> (300만여명) 등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받은 영화들도 있었고, 송새벽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탄생시켰고, 조여정과 류현경의 노출로 화제가 되었던 <방자전> (300만여명)과 전도연의 파격 노출이 눈길을 모았던 <하녀> (228만여명)도 2010년 한국 영화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
◇ 작은 영화들의 이변 그리고 스타의 몰락
대형스타와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영화들 뿐만 아니라, 소소하지만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영화들도 있었다. 그 선두에는 김인권이 첫 주연으로 나선 <방가?방가!>로 스타급 배우들이 전혀 없었고, 주제가 다소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1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았다. 손익분기점이 60~70만명이었던 이 영화는 영진위 제작 지원작 중 최고의 성적을 이뤄냈다.
이와 더불어 영진위 제작 지원작 중 2위에 오은 <내 깡패같은 애인>도 69만여명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박중훈과 정유미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은 이 영화는, 특히 ''''정유미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비록 관객수는 33만여명에 그쳤지만, 동티모르의 실화를 그린 <맨발의 꿈> 역시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물론 이런 영화들에 비해서 <그랑프리>나 <무법자>처럼 스타급 배우들을 내세우고도, 그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한 영화들도 있었다.
◇ 관객 줄고 점유율 46%로 하락
올 한해 전체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7개 작품이 한국영화지만, 관객 점유율 등은 지난해와 비교해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1∼11월 극장을 찾은 관객은 1억 3347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억 3794만명에 비해 감소했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46.2%로 작년(51.2%)에 비해 5%포인트 준 것이다. 이는 <해운대>와 같은 대박 영화들의 부재와 함께, ‘중박’ 이하의 영화들의 편차가 너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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