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워낙 ‘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평가받지만, 요즘처럼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적은 없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노래할 무대를 만들어주는 ‘전국노래자랑’을 봐도, 이정도로 많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도 크지만, 1990년대 중반 부흥기였던 노래방을 어릴 적부터 접해 마이크가 자연스러운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진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공식적으로 ‘노래 잘한다’라고 인정받기는 어렵다. ‘대세’ 아이유의 3단 고음이 관심을 끈 이후 ‘몇 단 고음’은 ‘노래 잘한다’의 기준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인가수 제이세라 J-Cera)가 ‘7단 고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당시 이를 입증할 자료는 없었다. 같은 소속사 가수 디셈버의 증언으로만 알려진 것이다.
“저야 뭐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그런 부분은 어떤 자리에서든 보여드릴 수 있어요.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는데, 이름만 띄우려고 했던 것이 아니에요. 아마 대중들은 이번 노래에서도 7단 고음을 원했는데 안 나와서 그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저도 곡을 가지고 나올 때마다 퀄리티를 높여 보여 드릴꺼에요. 저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은 알아요. 하지만 제가 신인이기 때문에 비난이든 칭찬이든 제이세라를 알아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그런 제이세라는 2월 24일 새앨범을 내고 타이틀곡 ‘언제나 사랑해’를 발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앨범 발매 전후로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25일 KBS2TV 뮤직뱅크에 출연하기 전까지, 대중들은 제이세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로 신비주의 논란이다. 물론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외모로 인해 본인이 데뷔를 미뤘다”고 밝혔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다이어트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1년 가까이 20kg 감량했어요. 방송에 안나와서, 신비주의 아니냐, 100kg 가까이 된 모습이 아니냐, 아줌마 아니냐는 등 루머도 있었어요. 이제는 제 모습이 눈앞에 나왔으니,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
그렇게 해서 방송에 나온 제이세라의 모습에 대해 대중들의 반응은 사실 담담했다. 노래로 승부수를 던진 제이세라에게 외모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들과는 별개로 본인 스스로는 바뀐 모습에 대해, 방송에 비쳐진 모습에 대해 나름의 평가가 있을 듯 싶었다.
“저는 제 예전 모습을 알기 때문에 노력에 대한 성과를 알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비주얼이 이쁜 아이돌과 비교한다기보다는 예전 모습에 비해 나아진 저의 모습에 대한 자신감이죠. 그리고 앞으로도 더 나아지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주변에서도 악성댓글이 달리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방송이나 온라인 차트에서는 순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컬러링 부문에서는 같은 날 나온 빅뱅보다도 높았어요. 그날 제 노래가 1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대중들이 저를 좋아해주시는구나 느꼈죠”
제이세라는 기획사에서 키워진 가수는 아니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 전국 가요제를 평정했었다. 500여회에 가까운 가요제에 참가해, 거의 1위를 차지했고 상금만 5000만원을 모았다. 그런데 희한하게 오디션은 떨어졌다고 했다. 왜 그럴까.
“아마 외모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예 제 앞에서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어요. 방송할 이미지가 아니라고요. 심한 얘기 많이 들었죠. 제 표정이 방송 불가라는 말까지도요. 그때 살이 많이 쪘으니까요. 다들 외모 지적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모 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가요제가 있었는데, 원래 대상을 타면 키워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대상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없었죠”
제이세라가 데뷔한 지금은 아이돌 강세라기보다는 솔로 여가수의 대세인 시점이다. 아이유가 지핀 이런 분위기는 지나와 한그루 등은 물론 시크릿 멤버 송지은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제이세라가 가담한 것이다. 부담감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제가 어느 때 나오더라도 빅스타는 많기 때문에, 언제든지 묻힐 수도 있기 때문에 시기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솔로 여가수가 많이 나왔고, 저같은 신인이 그 사이에 같이 솔로 여가수로 이름이 거론된다는 자체가 영광이죠. 그리고 제 콘셉트가 다르잖아요. 저는 포크송 류라 연령층이 높은 분들을 자극할 수 있는 편한 노래죠”
신인 가수는 언제나 데뷔하는 해에 목표가 가장 크다. 제이세라 역시 포부가 컸다. 특히 최근 노래 잘하는 가수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남달라졌기 때문에, 제이세라가 활동할 수 있는 보폭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제일 가까운 목표는 역시 신인상이죠. 하지만 정말 많은 신인들이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사실 기억되는 신인은 별로 없잖아요. 2011년에 나온 신인으로서 이름만이라도 기억되는 것이 어디에요. 그것만으로 감사하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 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