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호등 ‘남녀차별’ 교체안에 “돈 쓸데 그렇게 없니?”

서울시, 신호등 ‘남녀차별’ 교체안에 “돈 쓸데 그렇게 없니?”

기사승인 2011-04-28 14:38:01

[쿠키 사회] ‘남녀차별’을 이유로 보행자용 신호등을 교체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제안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의 신호등을 남녀차별로 바라보는 서울시의 관점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막대한 양의 혈세를 들일만한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보행 신호등 화면에 남성의 모습만 있는 것은 남녀차별에 해당한다”며 “여성의 모습도 신호등 화면에 넣자”는 제안서를 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신호등 화면은 각각 바지와 치마를 입은 두 사람이 멈춰선 모습과 걷는 모습으로 돼 있다.

서울시의 제안대로라면 최소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보행신호등 LED 화면 한 장 가격은 12만원으로 전국의 보행신호등 화면 20여만 개를 교체하려면 재료비만 240억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시의 제안에 많은 네티즌들이 ‘예산낭비’를 지적하며 반대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신호등에 여자만 그려 넣으면 여성 인권국이 되느냐”며 서울시의 발상을 질타했다. 다른 네티즌은 “2억이라면 이해가 가능하지만 200억씩이나 들여서 해야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걸로 삶의 질 올리지 말고 딴 걸로 올리는 게 좋을 듯 하다”고 꼬집었다.

‘남녀차별’이란 표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올라왔다.

닉네임 ‘재치있게’는 “저도 여성이지만 그리 생각하는 여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쓸데없는데 세금 좀 쓰지 마세요”라고 했고, 닉네임 ‘밥고래’는 “여자의 상징은 치마인가? 이것이 남녀차별적인 생각이다. 그 돈으로 장애인시설이나 돌봐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 했지만 서울시의 신호등만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심의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는 서울시가 이와 관련한 외국의 사례 조사 등 다른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경우 다시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young@kukimedia.co.kr
김현섭 기자
young@kukimedia.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